충북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이 시민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청주시는 2018년까지 총 295억원을 들여 무심천을 자연 하천으로 살리는 고향의 강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도심 하천의 생태를 복원하는 이 사업의 핵심은 콘크리트 하상 구조물을 전면 철거해 시민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것.
이를위해 시는 1단계로 지난달 말 청주대교~청남대 1.2㎞구간의 하상도로를 통제했고, 지역 환경단체들은 하상도로 철거를 위한 시민운동에 돌입했다.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이란 주제아래 환경단체들은 폐쇄된 도로에 냇물 그림을 그리고, 하천에서 물고기 관찰하기, 생태길 걷기 등 체험행사를 열어 무심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이 시민운동을 주관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100일 동안 시민실험단을 운영, 교통상황 모니터링과 시민 여론수렴 활동을 한 뒤 실험대상인 청주대교~청남대 구간 하상도로를 조속히 철거해줄 것을 청주시에 요청키로 했다. 또한 이후 지속적인 시민운동을 거쳐 나머지 하상도로와 하상주차장에 대한 철거 작업을 앞당기도록 유도할 참이다.
무심천 하상도로는 1990년대 들어 본격 건설됐다. 교통체증을 해소할 방법으로 청주시는 하천 둔치에 도로를 까는 손쉬운 안을 택한 것이다. 이후 하상도로는 계속 늘어났고, 하상주차장까지 조성됐다.
이 운동 박연수 추진위원장은 "청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 수영하고 얼음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던 고향의 기억을 되돌려주자는 취지"라며 "도로와 강이 제자리를 찾을 때 자연이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환경단체의 의견을 토대로 교통 상황을 살펴가며 단계적으로 하상도로를 철거할 방침이다.
무심천을 시민공원으로 만드는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 사직동 롤러스케이트장 주변에는 유채꽃 밭을 만들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여성과 아이들이 쉬고 뛰어놀 수 있는 1만 2,000㎡규모의 잔디광장도 들어섰다.
모충교 하부 주차장 자리에는 물억새가 가득한 쉼터가, 청주대교 부근에는 터널분수ㆍ고사분수가 생겼다.
경작지가 많은 하류 쪽 문암생태공원 부근은 올해부터 경작을 위한 하천점용 허가를 모두 취소하고 코스모스 단지를 조성하면서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연말 제2운천교~미호천 합류부(2.4km)의 산책로 연결공사가 마무리되면 상류 장평교에서 출발해 미호천까지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게 된다. 청주시는 앞으로 율량천 합류지점에 생태습지를 만들고 현재 제기능을 못하는 청주보의 어도를 손질해 생태수로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시민들에게 여가를 즐기면서 마음을 치유하는 어머니 품 같은 무심천을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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