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서 행복’한 어린이집 원장님
여성들이 가장 남성적인 직업에 진출해 화제가 되는 일이 많다. 그에 못지않게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이라고 여겨지는 직업을 가진 남자들도 적지 않다. 대구사회복지법인어린이집 연합회 윤준수 회장도 그런 도전자 중의 한 명이다. 그가 처음 유아교육과에 입학했을 때 동기생들 중 남자는 단 2명이었다. 그의 말마따나 ‘존재 자체가 특종’이었다. 2001년 경운대학교에 편입하고 2003년에는 아동복지전공 대학원을 거처 경북과학대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어린이집을 처음 시작 할 때는 단지 원장이 남자라는 이유로 등록을 거부한 학부형이 두 명이나 나왔다. 지금은 남자 교직원이 늘어나서 그런 일이 없지만, 당시만 해도 거부반응을 일으켰다. 윤 회장은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이 길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어린이교육에 대한 사명감으로 어색함을 이겨 내었습니다. 어디든 편중되면 부족한 것이 있게 마련이잖아요. 여자들의 직업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오히려 남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온전한 인격 형성 위해서는 남자 교사 필요
유아‧초등 교육 기관의 교육자 대부분이 여성인 까닭에 아이들이 남성성을 배울 기회가 없다. 유치원과 어린이집는 성별의 편향이 더욱 심하다. 윤 원장은 유아기에 아이들이 남성성을 접하도록 하는 것은 인성 교육의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종일반 아이들이 남자 선생님을 더 잘 따릅니다. 아빠가 그리운 거죠. 게다가 교육 프로그램 중에 체육, 목공, 블록 쌓기등 활동적인 교육은 남자 선생님이 훨씬 더 잘 가르칩니다. 여자 선생님과는 또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자 교사나 원장님이 있는 원의 경우 분위기 자체가 훨씬 활기차다. 동료 교사와 아이들 모두 남성적인 에너지에 자극을 받는다는 것. 윤회장은“여성에 비해 꼼꼼하지는 못하지만 추진력이 강하다”면서 “이런 장점 덕에 이제는 오히려 남자 선생님이 있는 원이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어린이집연합회에서도 남자이기 때문에 훨씬 더 주목받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 어린이집 운영자들이 여간 힘든 상황이 아니다. 어린이집에 대한 제재와 감시가 강화됐다 과거와 비교할 때 더 문제가 많은 것도 아니다.
“2012년 시(市)감사실에서 달성군과 수성구의 어린이집을 감사한 후 4개원(園)을 경찰이 검찰이 기소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 13일 최종 무죄 파결이 나왔습니다. 회계상의 실수였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경찰에서 과잉 반응을 했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습니다”
어린이집 연합회에서 힘든 일 도맡는 ‘머슴’
어린이집연합회에서도 남자이기 때문에 훨씬 더 주목받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어린이집 운영자들이 여간 힘든 상황이 아니다. 정부의 무상보육으로 인해 어린이집에 대한 제재와 감시가 강화되었다. 과거와 비교할 때 어린이집의 수입이 확대된 것도 아니고, 어린이집 내부에 더 문제가 많은 것도 아니다.
단지 더 많은 정부의 재정이 투입되기에 같은 일이라도 더 확대되고 과장되어 보도가 되는 것이 전체 어린이집의 비리가 많아 진 것으로 비추어져 상대적으로 여러 원장들의 의욕이 사라져가고 있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윤회장은 이러한 현장의 사실들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 교사 블랙리스트 사건이 터졌다. 윤 회장은 대구시에 건의해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200여명을 모아 토론회를 가졌다. 서로간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였다. 어린이집의 원장, 교사, 학부모가 모두 한마음이 되어야 아이들이 행복해 지는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허위교사, 허위아동 등의 보조금 횡령이나 부실 급식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소한 실수까지 큰 비리인양 침소봉대하거나 운영 자율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윤 회장은 “너무 엄정한 잣대 때문에 어린이집 원장 및 교사의 사기가 밑바닥”이라고 밝혔다.
대구사회복지 법인어린이집은 “행복한 아이” 행복한 교사“ 행복한 가정” 이라는 슬로건 하에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 하려면 먼저 그를 둘러 싸고 있는 환경과 돌보고 있는 교직원이 행복 해야된다”고 말한다.
윤 회장 주위의 많은 원장들이 행정기관, 학부모의 요구에 부응하려다 지쳐 “ 운영을 그만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윤 회장은 원장들을 만날 때 마다 파이팅을 외치며, 현재의 어려움은 더 많은 열정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전파한다. 이러한 모습들이 연합회에서 필요로 하는 듬직한 머슴의 모습으로 비쳐지고 긍정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여자 원장만큼 섬세하지는 못하지만 추진력과 체력 덕에 이 험난한 자리를 맡은 것 같다”고 밝히면서, 그는 “남자라서 바쁜 일이 많지만 그래서 행복하다”면서 “나를 믿고 獵?유아 보육계를 위해서라도 정말 멋있는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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