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과학수사가 지상은 물론 물 속까지 훑는다.
경찰청은 국토의 6%를 차지하는 강 호수 저수지 등 내수면에서의 체계적인 과학수사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 과학수사 요원들로 구성된 '수중과학수사대'를 발족, 수중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를 위해 경찰청은 전국 과학수사요원 중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가졌거나 수영에 능한 34명 중 1차로 12명을 선발, 부산 남해지방해양경찰청 등에서 2주 과정의 공공다이버(PSDㆍPublic safety diver) 교육을 실시한다.
PSD는 미국 36개 주에서 운영하는 수중 과학수사 교육프로그램으로, 수중 수색부터 범죄현장 촬영, 물 속 시신 인양 방법, 차량 등 수중 증거의 보존 조치 등을 교육한다.
장소와 장비, 선박 등은 해경이 지원하고, 한국PSAI협회가 위탁 받아 실시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1962년 미국 플로리다주 스쿠버 협회로 시작한 PSAI는 전문적인 다이빙을 가르치는 세계적 교육단체로, 국내에서는 2007년 설립돼 해경과 소방대원 등을 260여 차례 교육했다.
경찰이 수중 과학수사에 나서는 것은 물 속이 살인 등 강력사건의 마지막 현장이 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중 수색이나 시신 인양 등은 민간 잠수부나 소방 구조대원들이 맡았다. 차량 등은 크레인으로 끌어 올리지만 경찰은 이 과정에서 혹시 모를 증거 유출을 우려해 왔다. 또 과거에는 '머구리'로 통하던 민간 잠수부가 물 속에서 시신을 발견하고도 숨겨놓은 뒤 높은 작업비를 받아낸 뒤에야 인양하는 일도 있었다.
소방 구조대원들의 역량이 일취월장 했지만 경찰은 과학수사의 관점에서 수색과 증거 확보를 위해 직접 수중 과학수사 요원을 양성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내년 상반기 중 서울ㆍ경기ㆍ충청ㆍ호남ㆍ영남권에서 활동할 수중 과학수사요원들은 평소 각자 업무에 종사하다 수중 과학수사가 필요한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12명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38명까지 요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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