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21일로 창당 1주년을 맞는다. 종북ㆍ패권주의 논란을 자초한 통합진보당과는 다른 ‘진보적 대중정당’을 표방했지만, 국민적 신뢰 회복과 의제 설정 능력, 세대교체를 통한 지지기반 확대 등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당 지도부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한 목소리로 대중정당으로서의 기반 다지기를 강조했다. 천호선 대표는 “진보의 원칙은 지키되 시민들이 보기에 생경한 오랜 관성은 털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도 “진보를 위한 특별한 정치는 따로 없다”면서 “협소한 곳에 갇히지 말고 넓은 장소로 나가 대중정치의 길을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진보정당에 대한 국민의 외면이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지난해 총선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 이후 통합진보당에서 분리돼 나온 뒤 노동ㆍ환경ㆍ복지 등 진보적 어젠다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사회 전반의 보수화 흐름에다 지난 8월 이른바 ‘이석기 사태’까지 터지면서 활로 모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은 최근 민주당,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과 함께 국정원 개혁을 고리로 ‘3각 연대’를 통한 존재감 회복에 나서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선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감사원을 동원해 일하다 실수한 것은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폭로하는 등 나름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이날 창당 기념식에 앞서 ‘진보정치의 재도전, 길을 묻다’를 주제로 한 정치대담에서 참석자들은 새로운 의제 설정과 이를 추진할 실력 배양을 주문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먹고 사는 문제로 어떤 전선을 만들어낼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고,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진보정치도 국민들의 선택지에 오를 대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소장은 심 원내대표와 노회찬 전 대표를 이을 새로운 스타정치인 발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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