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한 것과 관련, 중국은 무력 시위까지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와 반(反)파시스트 연대를 도모하고 한반도에서 급변사태가 나면 병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언급까지 나올 정도로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해방군보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18일 서태평양에서 원양 실전 부대 대항 훈련인 '기동-5호'를 시작했다. 북해함대, 동해함대, 남해함대의 함정, 잠수함, 항공기가 대거 참가한 이번 훈련은 홍군과 청군으로 나눠 자유공방전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중국은 일정에 따른 정기 훈련이라고 밝혔지만 최근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환영의 뜻을 나타낸 뒤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해함대는 앞서 17일 서해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미사일 실탄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 잠수함을 포함해 함정 100여척과 비행기 30여대가 참가한 이날 훈련에서는 실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많은 함대공 미사일이 발사됐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 본부를 둔 북해함대는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호가 배속돼있으며 서해가 관할 해역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앞서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2015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행사를 공동으로 열기로 한 것도 미일 군사 연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파시스트 전쟁은 일본이 패한 제2차 세계대전을 뜻한다. 올해에만 다섯번 만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러시아는 반파시스트 전쟁의 승리를 위해 큰 희생을 치렀으며 이러한 역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이 아시아 18개국이 참가하는 새로운 안보협력체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최근 중국 일각에서 한반도 유사시 인민해방군을 북한에 진주시켜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중국은 3일 미국과 일본이 외교ㆍ국방장관 회담(미일 2+2회담)에서 양국 군사 협력을 대폭 강화키로 하자 그날 밤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평화와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인 지금 유독 미일 양국만이 냉전적 사고를 버리지 못한 채 끊임 없이 군사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으로 미일 동맹이 갈수록 위험한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한 바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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