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이 미국 국적인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언어장애가 있어 미국에서 교육을 시켰다'고 해명했으나 아들 유모(41)씨는 국내 기관에 입사할 때 "한국어에 능통하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유 위원장을 둘러싸고 '이승만 숭배' 등 역사인식 문제에 더해 거짓 해명 논란까지 가열되고 있다.
20일 민주당 유기홍 의원실이 유씨가 재직중인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입사 이력서를 제출 받아 확인한 결과, 유씨 스스로 지원서에 '영어와 한국어가 유창하다'(Fluent in English and Korean)고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유씨가 1999년 4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일했던 아리랑TV의 인사기록표에도 한국어 회화 수준이 '상'으로 표기돼 있다. 실제로 유씨가 아리랑TV에서 맡은 업무는 두 언어에 모두 능통해야 수행할 수 있는 '영어자막 감수'였다.
유씨가 병역 의무는 회피했으면서 우리 정부기관에서 일해 국민 세금으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씨는 유 위원장이 미국 대학 교수로 있던 72년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10년간 국내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아리랑TV, 주한미국대사관 등을 거쳐 2006년부터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지사에 재직 중이다. 현재 연봉은 약 8,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아리랑TV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감독을 받는 준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이다.
유기홍 의원은 "유 위원장의 거짓 해명은 물론 아들 유씨가 국적을 포기해 병역은 불이행했으면서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점도 관료로서 도덕적으로 부적절한 일"이라며 유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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