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포항 스틸러스가 골키퍼 신화용(30)의 눈부신 선방쇼에 힘입어 대한축구협회(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포항은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FA컵 결승전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포항은 전반 24분 김승대가 선취골을 넣었지만 8분 뒤 수비수 김기희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결국 1-1로 팽팽히 맞서던 포항은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신화용이 상대 1,2번 키커인 레오나르도와 이명주의 킥을 막아내며 4-3 승리를 챙겼다. 신화용은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역대 최다 FA컵 우승의 자존심
포항은 FA컵 원년인 1996년을 시작으로 2008년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 2연패를 달성, 통산 4번째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종전 전북, 전남, 수원 삼성(이상 3회)에 앞선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이다. 2011년 사령탑을 잡은 황선홍 포항 감독은 2년 연속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단기전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황 감독은 "올해는 작년보다 상황이 나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외국인 선수 없이 뛴 우리 선수들의 노력의 대가가 오늘에서야 나타났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2014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고의 클럽으로 우뚝 선 포항은 상금 2억원과 함께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포항은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황 감독이 부임한 뒤 3년 연속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게 됐다. 2009년 파리아스 감독 시절 아시아 정상에 올랐던 포항은 최근 2년 연속 16강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동기 부여도 확실하다. 챔피언스리그는 내년부터 총상금이 2,000만달러로 크게 향상됐다. 우승을 차지할 경우 150만달러의 상금 외에 조별리그 참가와 토너먼트 참가 시 걸린 수당 등을 합해 200만달러 이상을 거머쥘 수 있다.
FA컵 넘어 '더블' 도전
이제 황선홍 감독의 시선은 리그 우승으로 향하고 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가 한 명도 없는 가운데서도 정교한 패싱 축구를 구사하며 '스틸타카(스틸러스+티키타카)'라는 별명을 얻은 포항은 20일 현재 15승11무6패(승점 56)를 기록하며 울산에 이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1무4패로 주춤했던 포항이지만 FA컵 우승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황 감독은 "이번 승리로 인해 한 시름 덜었다. 기세를 몰아 K리그까지 우승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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