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법을 잊었다.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가 정규리그 최다인 17연승을 세우고 프로농구 새 역사를 썼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3연승과 챔피언결정전 4연승을 포함하면 무려 24연승이다. 이기는 맛에 길들여진 모비스다.
모비스는 지난 1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오리온스를 상대로 90-58 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막판 2월16일 삼성전부터 연승 행진을 내달린 모비스는 올 시즌에도 개막 4연승을 질주하며 2011~12 시즌 동부가 세운 역대 최다 연승 기록(16연승)을 갈아치웠다.
모비스는 올 시즌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다. 우승 멤버가 그대로인데다 팀 조직력이 지난 시즌을 통해 완성형으로 거듭났다. 벤치 자원 역시 두터워 주전들의 체력 안배 또한 잘 이뤄진다. 또 개인이 아닌 팀과 기본을 우선으로 하는 유재학 감독의 철칙이 선수들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졌다. 양동근, 함지훈, 문태영 등 스타 플레이어가 많아도 팀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이유다.
모비스는 올 시즌 4연승을 거두는 동안 10개 팀 중 가장 많은 평균 득점(89점)을 올리면서 가장 적은 실점(61점)을 내줬다. 지난 15일 KCC를 상대로는 역대 최다 점수차인 43점차 승리(101-58)를 거뒀고, 17연승을 달성할 때도 오리온스를 90-58로 크게 이겼다. 유 감독은 "연승 기록 달성 부분으로 굉장히 부담스러웠지만 승리로 이끌어 기분이 좋다"며 "기록과 관계 없이 매 경기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2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LG가 '전자 라이벌' 삼성을 88-73으로 제압했다. 2연승을 달린 LG는 시즌 3승(2패)째를 수확했다. 외국인 센터 크리스 메시가 20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고, 포인트가드 김시래는 19점 6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반면 삼성(1승4패)은 3연패 수렁에 빠졌다.
KT는 전주에서 연장 접전 끝에 KCC를 92-91로 꺾고 3승2패로 KCC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다. KCC는 79-82로 뒤진 4쿼터 종료 4.3초를 남기고 김효범의 동점 3점슛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갔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KT는 승부처에서 앤서니 리처드슨(38점)이 6점을 넣어 공격을 이끌었고, 91-91로 맞선 종료 직전 조성민(26점)이 자유투로 결승 득점을 올려 치열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오리온스는 안양에서 KGC인삼공사를 60-48로 누르고 4패 뒤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KGC인삼공사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 여파 속에 5연패로 최하위에 처졌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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