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는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의 야당 의원 모욕 논란,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의 역사관 문제 등으로 파행이 반복되는 등 온종일 어수선했다.
이날 교문위는 개회와 동시에 야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첫 질의에 나선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17일 오후 곽 이사장이 의원실에 전화해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고 운을 뗐다. 재단측에 재단 이사장의 업무활동비 내역 등을 요구했더니 곽 이사장이 '이경숙 전 이사장의 등 뒤에서 매도성 공격을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정 의원의 전교조 활동 경력을 거론하며 '사회 지도급 인사들을 깎아내리고 기존 질서와 권위를 무너뜨리는 데 일조한 분'이라고 비난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이를 국감 방해이자 국감위원 모욕 행위로 규정, 곽 이사장의 사과와 퇴장을 요구했다. 하지만 곽 이사장은 포괄적인 유감만을 표명한 채 자리를 지키자 결국 개회 30분만에 회의는 중단됐다. 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곽 이사장이 국감과 전혀 무관한 국감위원의 과거 전교조 활동까지 거론하면서 훈계하고 협박했다"며 이사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정회 4시간만인 오후 2시30분에 국감이 가까스로 재개됐지만 곽 이사장의 퇴장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전직 이사장이 꽃 값으로만 1억원 이상 쓰는 등 국감장에서 명백히 밝혀야 할 사실이 있었다"며 "전직 이사장을 무조건 감싸고 나선 곽 이사장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곽 이사장의 거듭된 사과가 이어진 뒤에야 상황이 겨우 정리됐지만, 야당 의원들의 질책은 한동안 이어졌다.
교문위에서는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의 자질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그가 지난해 8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초대 관장 공모에서 '편향된 역사관'으로 탈락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한국학 연구의 총책임자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당시 문화부는 공모에서 이 원장 등 4명에 대해 면접까지 치렀지만 최종 합격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문화부가 '균형 잡힌 역사관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적임자가 없었다'고 밝혔다"며 "이미 역사 관련 기관장으로서 적임자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는데 어떻게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을 맡을 수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런데 이 원장은 "문화부에서 그런 평가를 내렸는지 몰랐다"며 동문서답을 한 뒤 "나는 식민사관 수탈론자이고 역사관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취임식 비용으로 1,512만원이라는 과도한 비용을 썼다"는 민주당 박혜자 의원의 질책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전임 원장들도 1,000만원 가까이 썼다"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가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질책을 받았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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