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과 총선에서 정치 댓글을 올린 것으로 밝혀진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올해 2~3월 각종 비리 의혹으로 낙마한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를 옹호하는 글 10여건을 인터넷에 올린 사실이 18일 밝혀졌다. 사이버사령부가 북한의 사이버 공격 대응이라는 창설 취지와 무관하게 국내 여론 조작에 관여한 것이라 '군대 댓글 의혹'사건의 파문이 번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진성준 의원에 따르면 국군 사이버사령부 530단(심리전단) 소속 군무원 A씨(블로그 아이디 '고구려')는 2월 23~26일 자신의 블로그에 각종 비리 의혹이 무성했던 김 후보자를 옹호하는 글 3건을 게시했다. 이 중 2월 26일에 작성한 '국방장관 내정자는'이란 제목의 글에는 "그는 군 생활 하면서, '뒷돈' 챙기고 권력에 '손 비비는 일'을 제대로 못했다. 그 때문에 친한 부하들로부터 '충고'를 받기도 했다"면서 김 후보자를 적극 편들었다. 하지만 2월 13일 국방부 장관에 내정된 김 후보자는 ▦무기 수입중개업체 로비스트 활동 ▦아들 편법 증여 ▦자원외교 특혜의혹 기업인 KMDC 주식보유 은폐 의혹 등 모두 33개의 비리 의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3월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논란이 확산되자 같은 달 22일 자진 사퇴했다.
530단 소속 군무원 B씨(트위터 아이디 'zlrun')와 C씨(트위터 아이디 '광무제')도 2월 15일~3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 후보자를 옹호하는 글을 첨부해 각각 3건, 5건의 글을 재전송(리트윗)했다. 특히 C씨는 2월 15일 하루에만 5건을 재전송하는 등 '개인적 일탈 행동'으로 보기 어려운 행태를 보여 상부의 지시 의혹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정치 관련 댓글 작업과 김 후보자와 관련한 여론 조작에 직접 가담한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을 포함해 당시 지휘라인에 있던 연제욱 청와대 국방비서관, 옥도경 현 사이버사령관을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2011년 11월~2012년 10월 사이버사령관을 역임한 연 비서관을 상대로 사령부 요원들의 정치 댓글 작업 여부를 추궁하고 2012년 11월 지휘권을 넘겨받은 옥 사령관에게는 사령부 요원들의 '김병관 살리기' 의혹을 따질 계획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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