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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곧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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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곧 나와요"

입력
2013.10.1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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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지금 기획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인물이 등장하는데 지금 단계에선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습니다. (손으로 목을 자르는 동작을 취하며) 그랬다가는…"

할리우드를 쥐락펴락하는 명사 중 하나인 제프리 카젠버그(63)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최고경영자는 18일 오전 서울 신문로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카젠버그는 우편물 발송으로 할리우드에 첫 발을 디딘 뒤 34세에 월트디즈니 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1994년 스티븐 스필버그 등과 함께 드림웍스 SKG를 설립하며 할리우드의 지각 변동을 선도했다. 2004년부터 드림웍스 SKG에서 애니메이션 부문이 분리돼 만들어진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최고경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슈렉' 시리즈와 '쿵푸 팬더' 시리즈 등 세계적 히트작들을 내놓으며 픽사와 함께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2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카젠버그는 CJ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포럼 참석을 위해 '쿵푸 팬더 2'의 한국계 감독 제니퍼 여 넬슨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카젠버그는 "지난 20년 동안 한국을 2년에 한 번 꼴로 찾고 있는데 한국은 언제나 나와 드림웍스에 특별한 곳"이라며 미소 지었다. 그는 이날 오후 세종대에서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 넬슨 감독과 함께 공개 대담 행사를 가졌다.

카젠버그는 한국 콘텐츠 산업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국산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뽀로로'를 지목하며 "전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질이 높은 콘텐츠"라고 말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에는 첨단 기술과 창조적 인력 등이 있어 함께 일할 수 있는 방법을 항상 모색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카젠버그는 미래 콘텐츠 시장의 전개 방향과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에서 앞으로 사업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극장 애니메이션 제작에 집중했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TV와 놀이공원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모바일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존 영화처럼 상영 시간이 긴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짧게 만들어진 콘텐츠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드림웍스가 그 동안 추구해 온 웃음이 있는 이야기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고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은 드림웍스가 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할리우드 후발 회사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블루 스카이와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가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와 '슈퍼 배드' 시리즈를 내놓으며 시장 질서의 재편을 노리고 있다. 카젠버그는 "후발 주자들의 추격으로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이 계속 성장하게 됐다"며 경쟁을 반겼다. "10년 전에는 세계적인 흥행작 10위 안에 애니메이션이 들어가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지금은 3,4편 정도가 포함되지 않으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그만큼 애니메이션 시장이 급성장한 것이지요. 멀지 않은 시간에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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