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거리 두기에 나선 브라질이 러시아와 군사 협력에 강화하며 미국을 더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정보 수집을 공개 사과하라는 브라질의 요구에 미국이 대응하지 않자 나온 움직임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은 10억달러(1조600억원) 규모의 러시아 대공미사일 방어시스템 구매를 16일 결정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유럽에서만 무기를 들여오던 브라질이 처음으로 러시아산 무기를 수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두 나라 국방장관은 브라질의 차세대전투기(FX-2)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러시아의 수호이 T-50 기종과 관련해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형 전투기 36대를 2017년까지 실전 배치하기로 하고 2007년부터 진행 중인 브라질의 FX-2 사업은 미국 FA-18, 프랑스 라팔, 스웨덴 그리펜NG가 경합하다 결정 시한이 올해에서 내년으로 넘어가고 그 과정에 러시아가 참여했다.
양국은 향후 미국의 비밀 정보 수집을 막는데 필요한 실무그룹 구성에도 합의했다. 실무그룹 구성 시기와 방법 등 구체적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평소 미국의 정보 수집에 불만을 품던 두 나라가 공동 대응에 합의한 것은 미국에게 큰 부담이다. UPI통신은 “브라질과 러시아는 양국의 군사 협력을 브릭스(BRICS) 차원의 우호 강화라고 하지만 속내는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브라질은 미국의 비밀 정보 수집 대상에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국영에너지회사가 포함됐다며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지만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자 이달 말로 예정됐던 국빈 방문을 취소하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을 공개 비난했다. 브라질은 또 미국의 비밀 정보 수집에 대한 첫 대응 조치로 자국 연방정부 공무원 이메일 시스템을 새로 개발하고 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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