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 구석구석에서는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줄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25년간 세계 곳곳을 누빈 국제 비정부기구(NGO) 활동가 곽은경씨와 그의 오랜 친구 백창화 작가가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풀어간다. 책의 부제 '로렌스 곽, 평화를 만드는 사람'을 보면 곽씨의 성공 스토리 책쯤으로 보이지만 아니다. 곽씨는 인도, 콜롬비아, 페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빈민촌 사람들의 실상을 낱낱이 알려주고, 백 작가는 친구로서 곽씨의 지난 20년의 행적과 현재의 뜻 깊은 일상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책 속에 담긴 세상의 면면은 두 사람의 우정만큼 아름답지 못하다. 생리 기간에는 집에서 쫓겨나 바깥에 격리 수용되는 인도의 저개발 지역 달라트 여성들, 실업률이 50%가 넘고 일자리 얻기란 하늘의 별 따기인 페루 리마의 젊은이들 등 전 세계 어둠이 드리워진 현장은 우리의 상상 그 이상이다. 남해의봄날ㆍ288쪽ㆍ1만5,000원.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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