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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0월 19일] 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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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0월 19일] 존경

입력
2013.10.1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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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에서 니체와 관련된 부분을 읽다가 니체가 누이동생과 어머니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살아 있는 사람 중에서 궁금한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나는 다만 이미 죽은 사람들 중에 몇 사람을 좋아할 뿐입니다." 니체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으로 몽테뉴, 스탕달, 괴테 등을 예로 든다. 처음에 영어로 번역될 때 '슈퍼맨'으로 번역되기도 한 니체의 '초인'은 말하자면, 자신의 생애가 당대를 초월해 다음 세대 사람들에게 하나의 영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람을 말한 듯하다. 니체의 누이동생 엘리자벳 니체는 훗날 나치의 신봉자로, 히틀러를 무척이나 높게 평가했고 그를 만나 악수를 나누기도 한다. 아마도 니체는 평소에 살아 있는 사람을 노골적인 우상화하는 누이동생의 기질을 불편하게 여겼던 것 같다. 나 역시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한 존경이나 경도는 매우 조심스러울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것은 그 존경과 경외가 종종 계급관계나 위계에 따른 지배와 복종, 그리고 그것에서 파생되는 수혜와 밀접한 연관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존경은 이해관계와 무관할 때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겸손하거나 타락하지 않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존경 같은 걸 받아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소설가 김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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