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은 어린 시절 박영훈, 원성진과 함께 '송아지 삼총사'라 불리다가 나이가 좀 든 뒤에는 '독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평소 성격이나 외모에 비추어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별명 같지만 막상 바둑판 앞에서 상대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맹렬히 몰아치는 모습을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15일 바둑TV대국실에서 열린 제41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준결승전에서 최철한이 백홍석을 누르고 결승에 선착했다. '독사'와 '돌주먹', 별명만 들어도 능히 기풍을 짐작할 수 있는 국내 최고 인파이터들의 맞대결답게 최철한과 백홍석은 초반부터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현재 해군에 복무 중이어서 실전 훈련이 부족한 백홍석이 중요한 장면에서 두어 차례 실수를 저질렀고, 최철한이 이를 놓치지 않고 맹공을 펼쳐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했다.
최철한은 지난 29기부터 명인전에 출전했지만 40기 때 처음 본선에 진출했을 정도로 명인전과 인연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 결승에 올라 생애 첫 명인전 우승을 노리게 됐다. 반면 백홍석은 지난 39기와 40기 연속 준우승에 이은 세 번째 정상 도전에서 아쉽게 물러났지만 전기 4강 진출자에게 주어지는 차기 대회 본선 시드를 확보했다.
최철한은 오는 29일 열리는 또 다른 준결승전, 이세돌과 박영훈의 승자와 결승 5번기를 벌여 우승을 다툰다. 최철한은 "두 선수 모두 까다로운 상대로 그동안 국내외 타이틀전에서 내가 조금씩 밀렸다. 하지만 나도 올해 한 번도 우승을 못했으니 누가 상대가 되건 반드시 승리해서 명인 타이틀을 품에 안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