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용 제품의 광고모델은 전통적으로 주부 이미지가 강한 여자 배우들이었습니다. 조미료 모델로 장수했던 탤런트 김혜자씨가 대표적인 사례지요. 전형적인 주부 스타일은 아니지만, 냉장고 인기 광고모델로 활약했던 탤런트 고 최진실씨나 이영애씨도 인기여성 연예인이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조미료, 간편식 등 식품부터 밥솥, 냉장고 같은 생활가전까지 주 소비층이 주부인 제품들의 광고에 '꽃미남'들이 대세가 된 것이지요.
현재 방영중인 CJ제일제당의 프레시안 광고는 배우 현빈이 가지런히 채소를 썰고, 다진 고기를 동그랗게 말아 준비하며 시작합니다. 이윽고 정갈한 햄버거 스테이크가 완성되고, 현빈은 "제대로 만든 음식은 중요하다"며 활짝 웃습니다. 또 다른 밥솥 광고에서는 "나랑 결혼해 줄래~"라는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면서 배우 이승기가 나와 밥을 짓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먹고 행복해 하며 눈웃음을 짓습니다. 꽃미남 배우의 웃는 얼굴을 가까이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들은 모두 여성들의 로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장치로 보입니다.
아워홈의 간편식 파스타는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민호가, CJ제일제당의 디저트브랜드 쁘띠첼은 배우 김수현이 등장해 여심을 자극합니다. 밥솥 쿠첸 모델은 배우 장동건이, 쿠쿠 모델은 원빈에 이어 이승기가 낙점됐습니다.
주부를 고객으로 둔 제품 광고가 꽃미남 전쟁으로 번진 이유에 대해 제일기획 정동은 크리에이티브디렉터는 "요리가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진 지 오래고 특히 요리를 잘하는 남자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거운데 무엇보다 주 소비층인 주부들의 꽃미남에 대한 동경이 광고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꽃미남 효과는 실제 매출도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해 7월 백설 브랜드 모델로 탤런트 고수를 기용했는데, 광고 이후 매출이 2배 가량 늘었다고 합니다. 또 쁘띠첼도 김수현 기용 이후 매출이 40% 늘었습니다.
일부에선 광고모델 중복출연으로 '식상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래도 이런 매출실적을 보면 왜 꽃미남, 꽃미남 하는지 이해가 갑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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