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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뱀 생태공원 애물단지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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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뱀 생태공원 애물단지 전락 우려

입력
2013.10.1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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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가 특수시책사업으로 올해 뱀의 해에 맞춰 개관하려던 '함평 뱀 생태공원'이 운영비 문제로 함평군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200억원 가까이 들여 조성한 뱀 생태공원이지만 여러 차례 설계가 변경되면서 전시장 공사가 늦어져 현지 환경적응 훈련을 받던 수입 양서·파충류 대부분이 폐사하는 손실을 입었다. 더욱이 야생동식물보호법 위반시비로 국내산 뱀들의 포획과 반입도 어려워 공원을 다 지어놓고도 개장을 못할 처지에 직면했다.

17일 전남도와 함평군에 따르면 함평군 신광면 가덕리 일대 8만5,000여㎡에 2,600여㎡ 규모의 전시관 등을 갖춘 뱀 생태공원을 지난 8월 준공했다.

2008년 설계를 거쳐 2010년부터 공사에 들어간 뱀 생태공원 조성 사업에는 사업비 195억원이 투입됐다. 전설의 뱀인 아나콘다를 비롯한 90여종 600여마리의 양서류와 파충류를 확보해 전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도와 군 간에 생태공원 운영비 부담 문제가 대두하면서 개관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생태공원 연간 운영비는 인건비 전기료 사료비 등 최소 9억원에서 10억4,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군 재정자립도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함평군은 전남도가 최소 절반을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운영비 지원이 없으면 공원 개장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운영비 지원은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절대 불가'입장이다.

또 국산 양서·파충류를 포획해 생태공원에 반입해야 하지만 환경부 허가가 떨어지지 않아 관계자들이 골머리도 앓고 있다.

도는 이 공원에 민간자본을 유치해 '뱀독 연구소'를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나 현실화될지도 미지수다.

뱀 생태공원 조성 사업은 초기에 투융자 심사를 거치지 않았고 당초 120억원이던 사업비가 두 차례에 걸쳐 75억원을 증액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뱀 전시관은 항온·항습시설이 없어 희귀동물 40여마리가 폐사했고, 악어관은 준공 후 철거해 3억5,000여만원의 예산을 낭비하는 등 개관 전부터 말썽을 빚고 있다.

지난 16일 도정질문 나선 전남도의회 윤시석(장성)의원은 "박준영 지사의 공약사업으로 추진된 사업인 만큼 도가 운영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평군 관계자는"재정여건이 열악해 정부지원금도 반환하고 있는 마당에 뱀 생태공원 운영비를 어디서 어떻게 충당하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개장 초기 몇년은 도에서 지원하면서 점진적으로 지자체에 이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생태공원은 군이 운영주체가 되는 것이 맞다"며 "운영 활성화와 관람객 유치방안 등을 마련해 내년 4월 개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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