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교육지원청이 지난 15일 예정했던 중학교 연합체육대회를 전격 취소하자, 인터넷 홈페이지(www.kwcce.go.kr)에 교육당국의 경솔한 조치를 비난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학생은 18일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비 조금 온다고 체육대회 취소했으면 장마철엔 학교 안 나와도 되겠네요"라며 춘천교육지원청의 결정을 비판했다. 춘천시내 모 여중에 다닌다는 학생은 "연체(연합체육대회)를 위해 밤을 새워 플래카드도 만들고 시간을 쪼개 장기자랑 준비도 했는데, 어른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꿈을 짓밟아 버렸다"고 적었다.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던 송암 스포츠타운 인근 편의점주는 "24일 폐점을 앞두고 마지막 대목이라 생각하고 우유, 도시락, 김밥 등을 준비했는데 재고만 쌓였다"며 "교육당국에 항의했지만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는 등 무시를 당해 불쾌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터넷 공간에는 이날 현재 춘천교육지원청과 교장단 협의회를 비난하는 글이 수 백개나 올라왔다.
앞서 교육당국과 일선 학교 교장들은 지난 14일 회의를 열고, 친선체육대회가 열리는 15일 비가 예보된데다 기온 급감 등에 대한 날씨 문제로 대회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어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셈이 됐다. 더구나 대회가 하루 전날 취소되면서 행사 준비에 필요한 일부 예산 등이 이미 집행되거나 회수되기 어려워 거금을 쓰고도 행사는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이 대회에 일부 학생만 주도적으로 참여해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데다, 1만 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폭력 및 교통문제 등을 들어 체육대회 개최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춘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중학교 친선체육대회 개최여부를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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