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진 좋은 것을 다른 이가 알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을 편의상 두 부류로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부류다. 이 부류에 속한 이들은 자신의 좋은 것을 다른 사람이 알면 그것을 시기하거나 탐내고 빼앗아 갈 것이라고 간주한다. 그래서 자신의 좋은 것, 예를 들면 명예나 인기, 재능, 사랑스러운 애인, 예금통장 등을 감춘다. 그것은 자기 것을 잃지 않고 지키려는 태도이다. 또 한 부류에 속하는 이들은 따뜻하고 외로운 사람들이다. 그는 자신의 좋은 것을 다른 사람이 알 때 그가 슬퍼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자신이 가진 것과 비교하면서, 좋은 것을 가지지 못한 자기 처지를 비관할 것이라는 것을. 그는 그것이 아프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가진 좋은 것을 자꾸만 감추고 싶어 한다. 자신이 가진 좋은 것이 다른 이에게 상처를 준다면 그것은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는 인간의 외로움을 이해하는 사람인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것 몇 가지씩은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그것을 자랑하고 싶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감추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빼앗길까 두려워서인가, 다른 이에게 상처를 줄 것 같기 때문인가. 드러냄과 감춤, 감춤에 개입하는 욕망의 층위, 이것은 삶에 주어지는 품위의 문제다.
소설가 김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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