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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는 A사, 2차는 B사 '백신 교차접종' 가능 여부 확인하세요

입력
2013.10.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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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맘때가 되면 부모들이 한번쯤 우리 아이 예방접종 일정을 확인해보게 된다. 특히 맞춰야 할 백신이 많은 영ㆍ유아 엄마들은 아직 미처 끝내지 못한 접종이 뭐가 남았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영ㆍ유아 예방접종은 한 백신을 여러 번 맞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백신도 여러 가지인 데다 종류별로 접종 횟수와 시기가 달라 헷갈리긴 하지만, 제때 맞추고 횟수를 모두 채우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교차접종'에 대해선 아직 잘 모르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백신마다 교차접종 허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아이의 안전을 위해선 꼭 염두에 둬야 한다.

한 백신 여러 번 맞는 이유

영ㆍ유아 때 맞는 백신은 종류마다 대부분 접종 횟수가 2회 이상이다. 맞고 나서 항체가 생기는 등의 면역반응이 청소년기까지 계속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면역력이 떨어질 때쯤 다시 한번 맞히는 과정을 반복해 아이의 몸에 안정적인 면역체계를 갖춰주는 것이다. 때문에 정해진 횟수를 채우지 못하고 도중에 접종을 그만두거나 정해진 접종 시기를 놓치면 면역력이 제대로 길러지지 않는다. 기껏 맞았던 이전 접종마저 소용이 없어질 수도 있다.

한 종류의 백신을 여러 번 맞을 때는 가능한 처음 맞았던 백신과 같은 회사에서 나온 백신으로 계속 접종하기를 대다수 전문의들이 권한다. 하지만 접종 횟수가 많고 접종 시기가 서로 수개월 이상 떨어져 있다 보니 다니는 병원을 바꾸거나 이사를 가거나 접종 내역을 기록해둔 육아수첩을 잃어버리는 등의 여러 이유로 처음에 어떤 회사의 백신을 맞았는지 부모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처음 맞혔던 병원에서 백신 제품 이름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경우도 꽤 많다.

이럴 땐 어쩔 수 없이 처음 접종한 백신과 다른 회사의 백신으로라도 예방접종을 완료할 필요가 있는데, 바로 이게 교차접종이다. 그런데 모든 백신이 다 교차접종이 가능한 건 아니다. 효과나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았거나 제조사마다 조성이 다른 경우엔 통상적으로 교차접종이 허용되지 않는다. 사실 교차접종은 가능한 피하는 게 좋다. 그러려면 첫 접종부터 백신의 제조사와 제품명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교차접종 가능 VS 불가능

현재 영ㆍ유아 대상 국가필수예방접종 가운데 교차접종을 할 수 있는 건 B형 간염(접종 횟수 총 3회), 뇌수막염(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ㆍ4회), 독감(인플루엔자ㆍ연 1회) 백신이다. 각 접종 회차마다 서로 다른 회사의 백신을 맞아도 별 상관 없다는 얘기다. 단 독감 백신의 경우 해마다 가을에 한 번씩 접종하면 되지만, 처음 맞는 영ㆍ유아는 예외적으로 2회 맞아야 한다. 이때 생백신(살아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일부로 만든 백신)과 사백신(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불활성화시켜 만든 백신)을 교차접종 해야 한다면 최소한 4주 간격을 둬야 한다.

반면 일본뇌염과 DTa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예방) 백신은 교차접종이 허용되지 않는다. 독감과 달리 일본뇌염 백신은 생백신과 사백신의 교차접종에 대해 아직 충분한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DTaP 백신은 제조사마다 성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소아마비 백신(IPV)과의 혼합백신(DTaP-IPV)은 일반적인 DTaP와 임의로 교차접종을 하면 안 된다. 문제는 DTaP가 5회, 소아마비는 4회로 접종 횟수가 유독 많고 접종 간격이 길어 특히 헷갈리기 쉽다는 점이다.

첫 백신 제조사와 제품명 기록

일반적인 DTaP 백신은 생후 2, 4, 6개월에 기초접종(1~3차)을 하고, 15~18개월에 4차, 만4~6세에 5차 접종을 한다. IPV 백신은 2, 4, 6개월에 기초접종, 만 4~6세 때 4차 접종이다. 둘을 합한 총 접종 횟수는 9회다. 그런데 DTaP-IPV는 총 5회다. 생후 2, 4, 6개월에 1~3차를, 만 4~6세 때 5차를 맞는다. 그 사이인 15~18개월 때는 혼합백신이 아니라 일반 DTaP 백신을 맞아야 한다.

지난해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된 DTaP-IPV 혼합백신은 주사 하나로 4가지(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병을 한번에 예방할 수 있고 접종 횟수가 적은 편리함 덕분에 접종률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도중에(4차) 일반 DTaP 백신을 한번 맞아야 하기 때문에 혼합백신과 일반 백신을 서로 다른 제조사 제품으로 접종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이에게 혼합백신을 맞힐 경우 특히 첫 접종 백신의 제조사와 제품명을 꼭 적거나 기억해둬야 하는 이유다.

김앤안소아청소년과 김연호 원장은 "DTaP-IPV 접종을 고려하면서 교차접종을 피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혼합백신과 DTaP 백신을 모두 생산하는 제조사의 백신을 선택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인판릭스-IPV 콤보'(DTaP-IPV 혼합백신)와 '인판릭스'(DTaP)는 제조사가 같다. 또 생후 2, 4, 6개월의 기초접종 때 이미 DTaP와 IPV를 따로 맞았다면 원칙적으로는 이후 접종을 혼합백신으로 바꾸지는 않는 게 좋다. 다만 이 역시 제조사가 같은 백신끼리는 괜찮을 수 있다.

육아수첩을 잃어버렸는데 아이가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질병관리본부의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nip.cdc.go.kr)에 접속해 확인해볼 수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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