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는 요술쟁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바둑도 우상귀 패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부가 갈렸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김승재가 16으로 패감을 썼을 때 이호범이 17로 받아준 게 통한의 패착이다. 명인전 전속해설자 윤현석 9단에 따르면 흑이 패를 받지 말고 냉정하게 A로 패를 해소했으면 절대로 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후 두 선수가 18부터 48까지 치열하게 패감 공방을 벌였고 (15 21 27 33 39 45 … ▲, 18 24 30 36 42 48 … 12, 44 … 37), 1부터 20까지 패싸움이 이어졌다. (9 … ▲, 12 … 6, 14 20 … △, 17 … 3)
그러다 이호범이 결국 패감 부족으로 21로 좌상쪽 흑 한 점을 살리고 백이 22로 패를 해소했다. 원래 이 부근은 흑이 먼저 16으로 두는 게 거의 선수나 마찬가지였는데 패싸움을 하면서 공짜로 백16, 흑17을 두게 해 준 뒤 다시 흑이 패감으로 B에 둔 셈이니 여기서 흑이 두어 집 가량 손해를 봤고 이게 바로 승부와 직결됐다. 이후 두 선수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김승재가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해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지켰다. 218수 끝, 백 1집반 승. 김승재가 집념의 역전승을 거두고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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