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대도시 도심에서 차량통행을 막고 1,500여명이 동시에 참가하는 대형 줄다리기가 펼쳐진다.
울산 중구는 18일부터 20일까지 ‘이야기가 있는 원도심’이란 콘셉트로 제13회 문화거리축제를 개최할 계획인데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20일 펼쳐질 ‘마두희(馬頭戱)’란 민속놀이 재현행사가 관심을 모은다.
‘마두희’란 조선시대 이전부터 지역안녕과 주민화합을 위해 울산에서 행해졌던 대동놀이의 하나인 큰 줄다리기.
조선 영조 때 울산읍지 중 하나인 ‘학성지’에 따르면 “울산은 동대산과 무룡산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달려 내려오다 방어진 앞바다에서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지형으로, 울산의 정기가 바다에 함몰하기에 줄을 걸어 당겨 정기를 잡아오자는 뜻에서 이 놀이가 시작됐다”고 전한다.
또 “객사 종루 앞(현 성남동 시계탑사거리 앞)에 모여 길을 갈라 동서로 편을 짜 줄을 메고 어르며 놀다가 줄을 연결하면 북을 치고 함성을 지르며 무리들이 단결하여 서로 당겼다”는 기록도 전해오고 있다.
올해 마두희는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에도 개최 기록이 남아있는 학성로 시계탑사거리에서 열린다. 마두희의 장소성을 복원하겠다는 구청의 의지와 지역상권을 활성화시켜달라는 주민들의 입장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줄다리기는 학성, 반구1ㆍ2, 병영1ㆍ2, 약사동 등으로 구성된 동군과 복산1ㆍ2, 북정, 중앙, 우정, 태화, 다운동 등으로 구성된 서군으로 나눠 진행되는데 최근 주민센터를 통해 신청을 받은 결과 참가자가 1,500여명에 이른다. 물론 주민들이 행사 당일 현장에 나와 줄을 당겨도 무방하다.
재현행사는 줄 드리기 고사, 줄 어루기, 줄 다리기, 뒤풀이 순서로 진행되며, 승부가 가려지면 이긴 팀이 줄을 메고 신명 나게 한바탕 대동놀이를 펼치게 된다.
한편 최근 중구문화거리축제추진위(위원장 김관)가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마두희를 ‘울산의 대표 대동놀이’라고 규정한 민속학자 한양명 안동대 교수는 “타 지역 줄다리기와 달리 문헌으로 자세하게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병영이 상존하는 군사도시였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고을의 행정 기반과 병영의 조직적 기반, 관을 배경으로 한 튼실한 경제기반이 울산을 ‘대동놀이 전승의 적지’로 만들었다”고 해석했다.
중구 관계자는 “서군 지역은 여복을 착용케 하고, 줄다리기 전 남녀 역할을 신랑신부 혼례 퍼포먼스로 꾸미는 등 마두희 놀이의 역사성에 근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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