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예비입찰 마감(21일)이 임박하면서 인수경쟁이 뜨겁다. 자금력 있는 금융지주회사들뿐 아니라 증권사, 사모펀드 등 10여 곳 이상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금융당국도 예비입찰 흥행에 성공할 경우 '우리투자증권+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의 패키지 매각 형태를 개별 매각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인수 희망자들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우리증권 매각 절차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이어룡 회장이 이번 인수를 제2 도약으로 삼는 등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은 생명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업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가 성사되면 단숨에 업계 상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
모피아(재무부+마피) 출신인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농협지주 회장도 유력한 인수 후보자들이다. 임종룡 회장은 "농협이 증권업 경영에 적당하다"고 밝힐 정도로 적극적이고, 임영록 회장도 "인수 합병은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운 사모펀드들도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특히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윤영각 회장의 투자자문사 파인스트리트와 함께 우리증권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최대 복병으로 꼽힌다. 박성중 하이투자증권 선임 연구원은 "CIC는 막대한 자산규모나 해외 인수합병 경험 측면에서 국내 금융지주사나 증권업계보다 우위에 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간 우리증권 매각 방식이 패키지 형태라 우리증권만 보고 덤비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 흥행 성공이 어렵다는 관측이 있었다. 우리증권 개별 매각가격으로는 1조원 내외이지만 패키지 매각일 경우 최대 1조8,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
금융당국은 우리증권 외에 나머지 회사에 대한 개별 입찰 수요가 많으면 개별 매각으로 선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으로 KDB대우증권과 동양증권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우리증권보다는 우리금융 산하 나머지 회사의 인기가 높아질 수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별 입찰 요구가 많으면 굳이 패키지 매각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개별 경쟁입찰 시 각각의 회사 매각 가격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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