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사령부 지난해 군무원 82명 선발… 예년보다 8배나 많아47명을 심리전단 배치盧때 靑근무로 한때 찬밥… 김장수ㆍ김관진과 가까워당사자는 의혹 부인 "조사 지켜보면 될 것"
민주당이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댓글 의혹에 대한 핵심 인물로 연제욱 청와대 국방비서관을 지목하는 이유는 그가 사이버사령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이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연 비서관의 사이버사령관 재임 시기(2011년 11월~2012년 10월)는 사이버사령부 소속 군무원과 부사관이 지난해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야당을 비판하는 글을 집중적으로 재전송(리트윗)한 시기뿐 아니라 82명의 군무원을 대거 선발한 시기와도 겹친다. 특히 민주당은 사이버사령부에서 지난 한 해 통상의 8배나 많은 군무원을 충원한 것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조직적 여론 조작을 준비하고 실행한 정황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먼저 연 비서관이 사이버사령관 역임 이후 승진을 거듭한 배경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연 비서관은 육사 38기 출신으로 참여정부 말기 김장수 당시 국방장관(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재임 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행정관으로 파견되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뒤 2008년 12월 장성 진급에 실패하면서 주요 보직에 발탁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김관진 국방장관 취임 이후인 2011년 10월 임기제(통상 1년) 준장으로 진급하면서 사이버사령관에 임명됐고, 사령관 퇴임 후에는 부처의 핵심 인사가 주로 파견되는 대통령직인수위에 몸을 담았고 소장 진급 후 국방비서관으로 영전했다.
국방부 주변에서도 연 비서관이 임기제 준장에서 1년 만에 다시 임기제 소장으로 진급하자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연 비서관은 김관진 장관과 독일 육사 출신이라는 경력을 공유하고 있으며 김장수 실장과도 막역한 사이로 '김장수 사단' 멤버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민주당에서는 연 비서관이 사이버사령관에서 국방부 정책기획관으로 이동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원래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실이 사이버사령부를 지휘 통제했는데 연 비서관이 정책기획관으로 옮긴 이후 보고라인이 정책기획관실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연 비서관이 사이버사령부를 떠난 이후 대선 과정에도 사실상 지휘 통제를 계속해 왔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연 비서관이 대선 직전 집중적으로 이뤄진 군무원 채용에도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이버사령부는 부대 창설 이후 연 1회, 10여명 정도의 인원을 충원했으나 연 비서관이 사령관이었던 지난해 총 4회에 걸쳐 82명의 군무원을 선발했다. 이 중 47명이 이번에 정치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대북심리전 담당부서인 530단에 배치됐다. 특히 530단장은 사이버사령관에게, 사이버사령관은 이를 다시 국방장관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민주당은 연 비서관이 대선 과정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했고 그에 따른 인사 혜택으로 청와대에 입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사이버사령부를 통한 댓글 작업의 보은 인사가 아닌지 청와대는 대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연 비서관은 "군인이 정치나 대선에 개입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이냐"며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연 비서관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사이버사령관이 국감장에서 다 설명했으며 국방부에서 조사한다고 하니 지켜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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