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의 생활보장을 위해 1일 근로시 사업주로부터 4,200원씩의 퇴직금을 받아 관리하는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묻지마 대체투자'로 1,130억원을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건설근로자공제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제회가 2007년 2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주식이나 채권이 아닌 다른 상품에 투자한 '대체투자' 규모는 약1,500억원이다. 하지만 현재 잔액은 363억원에 불과해 약 75%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공제회는 담보도 없는 천안의 B골프장에 300억원을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을 입는가 하면 의정부의 I워터파크에 250억원을 투자했다 3년 이상 분양이 안되는 바람에 15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인허가 과정에 불법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난 양재동 복합유통단지사업 파이시티에도 100억원을 투자해 4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이에 대해 공제회는 "2007년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세계금융위기 속에서 손실을 입은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 수익률이 높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은 없고 다만 적립 이자율이 축소됐다"고 해명했다.
공제회는 올해 초 공공기관으로 신규 지정돼 17일 처음으로 환노위 국정감사를 받게 된다. 이사장은 정권교체기인 올해 초 'MB정부 마지막 낙하산'으로 논란을 빚었던 이진규 전 청와대 정무1비서관이 맡고 있다. 홍 의원은 "일용직 노동자들의 복지와 처우를 위해 힘써야 할 건설공제회에 많은 문제가 발견됐다"며 "방만한 운영과 투자 손실에 대해 철저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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