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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10월 17일] 개성공단 재가동 한 달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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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10월 17일] 개성공단 재가동 한 달을 맞으며

입력
2013.10.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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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6일 잠정폐쇄 166일 만에 개성공단이 재가동 됐다. 오늘로서 개성공단이 재가동 된지 꼭 한 달이 지났다. 지금 개성공단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 우리가 개성공단 재가동의 목표로 삼았던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와 국제화는 진전되고 있는가? 지난 8월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하자 정부는 신뢰와 원칙을 강조해 온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결실을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대북정책에서 '제3의 길'을 찾은 것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박대통령도 개성공단 재가동을 통해 "남북관계가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피력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은 70~80% 선에 머물고 있고 9월 26일 이후에는 개성공단 공동위원회와 분과위원회 회의가 중단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차기 회의 계획도 잡혀 있지 않다고 한다. 물론 3통 문제와 관련한 문제가 완전히 해소 되는 데는 준비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해 정부가 역점을 둔 해외투자유치 설명회의 10월말 개최도 취소됐다. 그래서 개성공단은 현재 정상화되었다기보다는 '공단출입정상화'가 이루어진 상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입주기업들은 공단 폐쇄기간에 은행으로부터 받은 경협 보험금 반납 독촉에 시달리고 있다.

개성공단이 정상화, 국제화되려면 우선 안정화가 절실하다. 개성공단의 안정화가 이루어지면 발전적 정상화나 국제화는 자연스럽게 달성될 것이다. 안정화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이 동력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북한 지역에서 남한의 자본과 기술로 가동되는 개성공단의 존재 자체가 남북관계의 현실보다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북간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형태의 경제협력 방식인 것이다. 개성공단은 현재 속에서 가동되는 남북관계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개성공단이 성공하려면 남북이 모두 철저하게 정경분리의 원칙을 실천해야 한다. 이렇게 신뢰가 형성되면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는 시장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개성공단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당시 개성공단은 남북간의 화해ㆍ협력의 확대와 평화 증진을 위한 상징 모델이었다. 남북 철도 도로 연결, 금강산 관광과 함께 3대 경협사업의 하나였고 그 중에서도 가장 앞선 형태로 평가됐다. 남북관계가 극단으로 치달을 때도 개성공단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남과 북이 그만큼 개성공단에 기울인 노력이 컸기 때문이다. 남북관계가 아직도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 개성공단은 재가동되고 있다.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파악하려면 이제 개성공단을 들여다보면 된다.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는 남북관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개성공단의 출입이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이루려면 공동위원회와 분과위원회의에서의 합의가 효과적으로 이행돼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연기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하고 그 동안 말이 오고 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적절한 형태로 표명하는 것이다. 이는 북한의 반응 여부에 불구하고 남북관계에서 우리의 주도권을 강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일련의 정상외교를 통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것이 공허한 것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남북관계의 진전이 뒷받침 돼야한다.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에 대해서도 발전적으로 정상화해야 할 요소가 분명히 존재한다. 상봉과 관광을 재개하면서 개성공단의 경우처럼 발전적 대안을 관철할 수 있다.

남북관계의 현안을 도외시하고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나 국제화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재가동 한 달을 맞아 개성공단이 남북관계 정상화의 견인차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이봉조 극동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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