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의 핵심장비인 중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던 국방부가 하루 만에 말을 뒤집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재연기와 미 MD 참여를 맞바꿨다는 우려가 나오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16일 "고고도 요격미사일(SM-3)은 물론 THAAD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MD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는 방어 범위와 목표가 완전히 다르다"며 한국의 MD 참여설을 일축했다.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제45차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SCM)에서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이 한미 양국의 미사일방어체계 간 상호 운용성을 강조한 것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탐지, 궤도 추적 등 관련 정보를 미국으로부터 받는다는 뜻"이라며 MD 편입으로 보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이 예정에도 없던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전날 국방부가 'THAAD 도입 검토'를 발표한 데 대해 정부가 사실상 MD 참여를 받아들인 것이라는 시각이 부상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까지만 해도 국방부는 김민석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요격능력을 높이기 위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40~150㎞에서 격추할 수 있는 THAAD 도입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은 제조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을 찾아 THAAD 관련 브리핑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말 바꾸기'는 군의 미사일방어 개념인 '종말단계 하층방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김민석 대변인은 전날 "고도 100㎞ 아래에서 요격하는 미사일은 모두 도입 검토대상"이라고 설명했지만 김 장관은 "종말단계에도 상층과 하층방어가 있는데 우리는 고도 40~50㎞의 하층방어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과 하루 만에 군이 최대로 잡은 미사일 요격고도가 100㎞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군 소식통은 "요격고도가 높은 미사일은 사거리도 넓어 MD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다"며 "MD 편입 논란에 대해 해명하려던 국방부가 오락가락 설명으로 불신만 키웠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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