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제일모직, 마지막 런웨이에 오르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제일모직, 마지막 런웨이에 오르다

입력
2013.10.16 18:34
0 0

제일모직의 간판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의 2013년 가을ㆍ겨울시즌 패션쇼가 16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우리나라 토종 패션 브랜드로는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구호의 탄생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패션쇼가 더욱 주목을 받은 건, 제일모직이 주관하는 '마지막 패션쇼'여서다. 삼성그룹의 계열사간 사업영역조정에 따라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12월초까지 삼성에버랜드로 이관되기 때문에, 앞으로 삼성에버랜드가 개최하는 패션쇼는 계속되겠지만 제일모직의 패션쇼는 이번이 마지막일 공산이 크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제일모직이란 브랜드와 사명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른다. 하지만 12월까지 지금의 제일모직에서 패션쇼 개최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현 제일모직은 사명변경 여부와 관계없이 패션부문을 떼어내고 소재전문기업으로 남을 예정인 만큼, 어쨌든 직물사업으로 시작된 59년 역사의 제일모직 패션사업도 사실상 이날 마지막 대외 행사를 가진 셈이다.

이날 패션쇼에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모녀도 참석했다.

제일모직의 간판 브랜드인 구호는 원래 1997년 디자이너 정구호씨가 개인 매장을 내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3년 제일모직이 정구호 디자이너(현재 전무)를 영입하면서 제일모직 브랜드가 됐다. 간결하고 전위적인 이미지를 강조해 구매력 높은 30대 여성들을 공략하고 있다.

고급 브랜드 전략을 잘 활용한 덕에 10년 새 매출은 10배로 늘었고,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여성복 브랜드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정구호 전무는 "대기업은 여성복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깬 첫 번째 사례"라며 "2003년 제일모직에 합류할 당시 7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현재 900억원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구호는 특히 세계 패션의 본고장인 뉴욕과 파리에도 진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3년부터 국내에서 매년 2회씩 패션쇼를 진행해온 구호는 2010년부터는 뉴욕과 파리에서도 대규모 패션쇼를 개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욕과 파리의 콜렉션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브랜드의 세계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패션쇼엔 볼륨감이 강조되거나 자수를 더해 입체감을 입힌 의상 등 60여벌이 소개됐는데, 이중 절반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헥사바이구호'패션쇼에서 관심을 끌었던 옷들이다. 독립적이고 당당한 여성의 스타일을 여성 전사의 이미지로 재해석했다.

회사 관계자는 "에버랜드로 이관되더라도 구호를 비롯한 패션 브랜드의 육성과 글로벌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