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인 피터 힉스(84ㆍ사진) 에든버러대 명예교수는 15일(현지시간) 영국 BBC 스코틀랜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5월 29일 85번째 생일을 기점으로 완전히 은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1964년 ‘힉스 입자’의 존재를 처음 제기한 인물로, 벨기에의 프랑수아 앙글레르(80) 브뤼셀 자유대 명예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 물리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7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힉스 입자로 추정되는 소립자의 발견을 확정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힉스 교수는 노벨 물리학상 발표날인 지난 8일 언론의 취재요청을 피해 잠적해 ‘은둔의 천재 물리학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17년 전 대학 정교수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명예교수직을 유지하며 강의나 회의참석을 통해 학문적 활동을 이어왔다. 때문에 그의 은퇴 발언은 힉스이론이 각광받기 시작한 최근 더욱 많아진 강의 활동 등을 적절하게 마무리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힉스 교수는 99년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로부터 기자 작위를 제안 받았지만 거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너무 때가 이르다고 생각했다. 내 이름 뒤에 몇 글자가 더 따라오는 일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힉스 교수는 “난 1964년에 고작 2∼3주 동안 한 일을 가지고 상을 받았다. 내 인생 전체로 보면 아주 짧은 기간”이라며 “아인슈타인의 업적은 나보다 10의 몇 제곱 배 더 위대하다”며 겸손해 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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