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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17일] 희망 30일만에 절망으로 바뀌는 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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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17일] 희망 30일만에 절망으로 바뀌는 개성공단

입력
2013.10.1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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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이 재가동된 지 어제로 한 달이 됐다. 그러나 녹슨 장비와 설비를 닦아내며 품었던 희망과 기대는 온데간데 없다. 가동률은 30~50%에 불과하고 그나마 주문물량이 갈수록 줄어 재가동이란 말 자체가 무색할 정도다. 123개 입주 업체 중 일부는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공단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외국자본을 유치해 공단을 국제화하겠다는 남북의 다짐이 이렇게 공허한 것이었나 하는 허탈감을 지울 수 없다.

지금 개성공단은 입주만 이뤄졌을 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공단 국제화의 일환으로 31일 개최하려던 외국기업 대상 투자설명회는 우리 정부가 취소했다. 3통(통행ㆍ통신ㆍ통관) 문제 협의가 지연되고 외국기업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6일 예정됐던 3통 분과위회의는 북한이 하루 전 연기를 통보하면서 다음 회의 날짜조차 잡지 못했다. 우리 국민의 법률조력권을 다루는 출입체류 분과위회의도 북한의 미온적인 자세로 진전이 없다. 국제화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탈리아 총리에게 투자를 직접 권유할 정도로 발전적 정상화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대외 이미지는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지난달 11일 남북이 합의한 공동발표문 중 성사된 것은 공동위 산하 사무처 설치가 유일하다.

개성공단이 한달 만에 다시 존폐의 위기에 빠진 데는 북한의 책임이 크다. 재가동에 합의하면서 제도 개선에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한 것은 눈앞의 돈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 공단의 안정적 발전화에는 애초 의지가 없었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이산가족상봉 불발 이후 급격히 경색된 남북관계도 북한의 이런 행태를 부추겼을 가능성이 크다.

남북간의 경협은 정치적 환경을 배제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우리가 경협과 남북관계의 선순환적 구조를 강조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경협의 정치적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강제성을 담보해 나가되 전반적인 남북관계와 보조를 맞추는 유연한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야 할 때다. 아울러 입주업체들의 피해를 구제하는 조치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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