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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힘들게하는 중소기업 전용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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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힘들게하는 중소기업 전용매장

입력
2013.10.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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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본사에 중소기업들을 위해 마련된 전용 판매장(일명 정책매장). 하지만 올해 들어 9월까지 매출액은 700만원에 불과했다. 인천경제통상진흥원 내 정책매장의 매출액은 같은 기간 1,300만원에 그쳤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중심상권인 명동의 정책매장은 정부예산 23억원(중기유통센터 11억원, 서울시 12억원)이 투입됐고 월 임대료가 5,800만원에 달하지만, 평균 매출액은 월 3,000만원에 불과하다.

이처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임에도, 입점한 중소기업 부담해야 할 수수료는 엄청나다. 인천항 여객터미널 정책매장의 중소기업 부담 수수료율은 위탁업체 수수료율 19.8%와 임대 수수료 22%를 합해 무려 44%에 달했고, 인천공항 면세점과 한국고속철도(KTX)부산역사에 입점한 기업들도 각각 30%와 27%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백화점 입점업체들의 평균 수수료(30~40%)와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중소기업제품 전용 정책매장 수는 12개. 중소기업청은 조만간 KTX역사, 공항면세점 등에도 계속 정책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대부분 정책매장이 심각한 매출부진과 높은 수수료율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주무부처인 중소기업청은 계속 매장 수를 늘리는데 만 열중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을 늘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수수료율 인하와 매출촉진책이 시급한데도 정부는 보여주기 식으로 매장수만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전용 TV홈쇼핑인 '홈앤쇼핑'의 높은 수수료도 중소기업을 울상 짓게 하고 있다. 홈앤쇼핑은 지난 2011년 중소기업중앙회(지분율 33%), 중기유통센터(지분율 15%) 등이 중소기업 제품 판로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그러나 중기청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홈앤쇼핑의 평균 수수료는 32%로, GS홈쇼핑(31%) 롯데홈쇼핑(31.4%) 등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홈쇼핑보다도 높다. '기존 홈쇼핑 대비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겠다'던 개국 당시 목표가 무색한 셈이다.

또 홈앤쇼핑의 중소기업제품 편성비중은 지난해 83.6%에서 올해 80.9%로 낮아졌지만, 대기업제품은 12.4%에서 14.0%로, 수입제품은 4.0%에서 5.1%로 편성비중이 오히려 높아졌다.

이처럼 중소기업 지원을 목표로 출범한 온ㆍ오프라인 매장들이 실제론 중소기업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대기업에 치인 중소기업이 중소기업 당국이나 관련기관들로부터도 사실상 외면당하고 있는 셈이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중소기업청 국정감사에서도 이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민주당 오영식 의원은 이 같은 실태를 소개하면서 한정화 중기청장에게 "중소기업 정책매장 활성화 대책 마련, 홈앤쇼핑 수수료율 인하 등 중소기업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도록 관련 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한 청장은 "실효성 없는 정책매장을 줄여 나가는 등 중소기업 경영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대답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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