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대혁명 당시 홍위병들의 공개 사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혁명원로 천이(陳毅)의 아들 천샤오루(陳小魯ㆍ67)가 모교 선생님들에게 자신이 저지른 악행에 대해 허리 숙여 사죄했다.
중국청년보는 15일 천이의 3남인 천샤오루가 국경절 연휴의 마지막 날인 7일 베이징(北京) 8중학 동창생 15명과 모교를 찾아 당시 선생님들 앞에서 용서를 빌었다고 전했다. 천샤오루는 문혁 당시 베이징8중학 혁명위원회 주임을 맡아 교사들을 폭행하고 공개 재판에 나와 잘못을 뉘우칠 것을 강요하는 등 '비판 투쟁'에 앞장섰다. 이 과정에서 선생님 2명이 자살하고 1명은 학생들에게 맞아 평생 장애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천샤오루는 "더 이상 미루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용기를 냈다"며 "선생님들에게 큰 고통을 준 것에 대해 가해 학생들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는 동창회 홈페이지에 반성문도 게재했다.
앞서 6월에는 문혁 당시 홍위병이 한 잡지에 사과 광고를 냈고 이 광고를 본 다른 홍위병들이 잇따라 공개 사과문과 기고문을 실었다. 어머니를 반혁명 분자로 고발해 숨지게 한 뒤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던 장훙빙(張紅兵ㆍ59) 변호사도 잘못을 공개하고 반성했다. 이런 가운데 마오쩌둥(毛澤東)과 함께 중국 혁명을 이끌고 외교부장과 부총리까지 지낸 혁명 원로인 천이의 아들까지 사과한 것은 남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오쩌둥이 중심이 된 문혁은 당과 국가, 인민에게 심각한 좌절과 손해를 안긴 오류라는 결론이 이미 내려진 상태다. 그러나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12월 26일) 기념 사업은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마오쩌둥의 고향인 후난(湖南)성 샹탄(湘潭)시의 리장난(李江南) 부서기는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기념행사 준비에 이미 19억4,000위안(약 3,500억원)을 썼다고 밝혔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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