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부의 유명 관광지 세부 인근 보홀섬에서 15일 오전(현지시간)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 최소 73명이 숨졌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오전 8시12분 보홀섬 남서쪽 인구 1만8,000명이 거주하는 발리리한 마을에서 처음 발생했고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 두 차례 이어졌다. 진앙인 발리리한은 세부섬 중심지인 세부시에서 60㎞,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는 629㎞ 떨어져 있다.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진데다 대피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출구로 몰리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 보홀섬에서 최소 57명이 숨졌고 인근 세부섬에서 15명, 시키호르섬에서 1명이 사망했다. 또 100여명이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 중 외국인 관광객이 포함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세부 민방위청은 "15일이 이슬람 명절로 공휴일이어서 대형 건물에 사람이 평소보다 적었다"고 밝혔다.
최대 피해지역인 보홀섬에서는 정전이 발생하고 건물과 도로가 붕괴됐다. 17세기에 지어진 바클레욘 성당은 앞부분이 완전히 무너졌고 이 섬의 최고 관광 명소인 초콜릿언덕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세부섬에서는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인 바실리카 델 산토니뇨 성당이 큰 손상을 입었고 대학 한 곳과 학교 한 곳, 쇼핑몰 두 곳, 시장 등이 피해를 입었다. 세부섬은 한국인도 많이 찾는 필리핀의 대표적 휴양지인데다가 마닐라에 이은 필리핀 제2의 도시 세부시가 있는 곳이어서 이번 피해로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현지 당국은 세부 지역을 재난구역으로 선포했다.
세부를 비롯한 필리핀 중남부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중급 규모 이상의 지진이 빈발하는 지역이다. 지난해 2월에도 니그로스 섬에서 강진이 발생해 100명 이상이 숨졌다. 필리핀 최악의 지진 피해가 발생한 때는 1976년으로, 남부 민다나오섬에서 규모 7.9 강진이 발생해 5,000~8,000명이 사망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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