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선발승을 거둔 류현진(26ㆍLA 다저스)이 초반부터 전력 투구한 것을 호투 요인으로 꼽았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세인트루이스와의 3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2패 뒤 팀의 첫 승을 견인한 류현진은 경기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1회부터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강하게 밀어붙였다"면서 "지난번 디비전시리즈 부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1회초부터 시속 95마일(153㎞)짜리 직구를 뿌린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1회부터 이렇게 세게 던진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라며 "힘들어 죽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호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2연패를 당했기 때문에 3차전만큼은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초구부터 전력투구했다. 긴장은 조금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듯 조금 긴장한 채 던졌다."
-야구 인생에서 이날 경기가 얼마만큼 중요한 것이었나.
"올림픽 결승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 그리고 신인 때 한국시리즈까지 해봤다. 거의 그 당시와 맞먹는 중요한 경기였고, 긴장감 넘치는 경기였다."
-애틀랜타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부진했던 것이 약이 됐나.
"많은 도움이 됐다. 큰 경기는 초반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아무래도 그 때 초반 3이닝에서 무너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초반을 조심하자고 했는데 초반을 잘 넘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다음에 나가면 초반에 조심해서 던지겠다."
-직구 구위가 굉장히 좋았는데.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컨디션도 좋았고, 직구에 힘이 있었다. 지난번에 초반에 많이 맞아서 초구부터 강하게 던진다는 생각뿐이었다."
-팀 동료인 핸리 라미레스와 안드레 이디어가 아픈데도 열심히 뛰었는데.
"그런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도 경기에 나가니까 힘이 된다. 나도 그들처럼 팀에 힘이 되고자 한다."
-항상 1회에 안 좋았다. 이날 역시 1회에 볼넷으로 타자를 내보냈는데 불안하지 않았는지.
"크게 염려하지는 않았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장타를 안 맞고자 낮게 던지려고 애썼고, 공에 힘이 있다 보니 통했다."
-돈 매팅리 감독이 7회에 마운드 올랐을 때 어땠나.
"그때 컨디션은 괜찮았다. 7회 끝날 때까지 힘은 남아 돌았다. 감독님이 믿고 한 타자 더 상대하라고 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한 타자를 막아냈다."
-경기 전날 감독이 초반에 안 좋으면 일찍 강판시킬 계획이라며 강속구 투수가 아니니 제구력에 중요하다고 했는데 영향이 있었나.
"(조기 강판)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강속구 투수 아닌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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