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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10월 16일] 아이스하키의 외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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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10월 16일] 아이스하키의 외로운 도전

입력
2013.10.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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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최근 재선임됐다. 2년간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를 더 맡게 된 그는 '비상 체제'를 강조했다. 그는 "지금 해야 할 준비를 하지 못하면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생긴다"고 역설했다.

옳은 말이다. 경기장 건립과 숙박 시설 확충, 마케팅 등 현안이 쌓여있다. 하지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경기력 향상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러 차례 이 부분을 지적해왔다. 지난 6월 방한해 평창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한 구닐라 린드베리 IOC 조정위원장은 경기력 향상에 좀 더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홈팀이 전 종목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동계 올림픽을 유치했지만 동계 스포츠 종목의 저변은 취약하다. 쇼트트랙 등 일부 메달 종목에만 투자와 관심이 집중돼 왔다.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각 종목간 균형적인 투자와 육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이스하키를 예로 들어보자.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이스하키는 동계 올림픽의 꽃이다. 특히 남자 결승전은 폐막식에 앞서 열리는 하이라이트다.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는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출전하면서 인기와 권위가 더욱 높아졌다. NHL은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2주 넘게 리그를 중단한다. 게다가 아이스하키는 흥행의 핵이다. 메달은 남녀 각 1개 뿐이지만 관중 동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아이스하키의 입장 관중 수는 총 관중의 38.2%,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는 46.8%를 차지했다.

아이스하키가 이처럼 중요한 종목임에도 국내에서는 홀대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평창 출전 여부조차 확실치 않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2006년 토리노 대회를 끝으로 개최국 자동출전권을 폐지한 탓이다.

IIHF는 2018년 동계 올림픽의 평창 유치가 확정된 후 개최국 자동출전권 부활을 위해 '한국 아이스하키의 경기력 발전과 노력'이라는 단서 조건을 내걸었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한계 속에서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IIHF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국내 남자 실업팀은 2개 뿐이다. 취약한 저변 탓에 단기간 내 전력 강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외국인 선수에 복수 국적을 부여해 대표팀에 활용하는 긴급 처방도 내렸다. 지난 3월 브락 라던스키가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다음달 추가 선수를 추천할 계획이다. 핀란드 2부 리그 팀의 운영권을 인수해 20대 초반의 유망주를 파견,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대표팀 주력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를 위해 상무 아이스하키팀을 일본, 중국과의 연합 리그인 아시아리그에 출전시키는 '특단의 조치'까지 동원했다.

여자 대표팀의 사정은 눈물겹다. 실업팀은 물론이고 중ㆍ고ㆍ대학 팀도 없다. 명색이 국가대표인데 특기생으로 진학을 할 수도, 실업 팀에 입단해 급여를 받을 수도 없다. 경기력 향상에 몰두해도 모자랄 판에 입시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평창행에 도전하는 아이스하키의 도전은 일견 무모해 보인다. 올해 대한체육회가 아이스하키의 올림픽 준비에 책정한 예산은 1억 2,000만원에 불과했다. 아이스하키라는 종목이 동계 올림픽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을 감안할 때 얼마나 홀대 받고 있는지 여실히 입증된 셈이다.

김진선 조직위원장의 발언처럼 때를 놓치면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더욱이 경기력 향상은 인프라 보다는 투자와 시간이 훨씬 더 소요된다.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장이 '주인 없는 잔칫상'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 4년 넘게 남았지만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긴 시간이 아니다.

여동은 스포츠부장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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