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쇼핑의 천국이라는 홍콩에 대해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부류에 속한다. 이는 쇼핑이라는 키워드가 필자와는 거리가 멀기에 그러한데, 홍콩 시내 중심가 곳곳에 위치한 명품샵은 필자의 취향과는 전혀 맞지가 않을 뿐더러, 어느 해안가에 있는 유명 해산물 요리점 역시 맛이 의외로 너무 없어서 몹시도 실망했었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무더운 여름에 방문해서 그런지 날씨도 습하고 더워서 그다지 상쾌한 기분이 들지는 않았었다. 더군다나 홍콩 야경이 아름답다고 해서 홍콩산 꼭대기에 올라갔는데 갑자기 안개인지 구름인지 구분은 안되지만 주변이 온통 하얗게 되는 바람에 구경은 고사하고 그냥 숨만 쉬다가 내려왔다.
더군다나 말도 안 통하고 몸도 피곤하기만 했었는데 그 와중에 유독 필자의 흥미를 끄는 요소가 있었으니 공원이나 시내 곳곳에 점집이 상당히 많이 보였다는 것이였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홍콩의 부자들 중 건물을 세울 때 풍수 사상을 근거로 터를 정하는 사람이 많으며, 유명 영화배우 양조위(梁朝偉)는 중요한 의사 결정이 있을 때 역술인에게 자문을 구한다고 공식적으로 언론에 밝히기도 했었다.
이렇듯, 역술을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시켜 복(福)은 불러오고 화(禍)는 멀리하려는 사상이 널리 퍼져 있음을 볼 수 있는 곳이 홍콩이다.
역술에 대해 우리나라의 경우 미신이나 단순 흥미거리로써 자리 잡고 있으나 중국은 도가사상의 발원지이기에 그런지 아무래도 조금 더 진지한 인식이 있는 듯 하다.
특히, 홍콩은 더욱 그러한데 어느 공원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공원 옆 큰 건물에 마치 점집 백화점을 보는 것처럼 각 코너마다 점치는 사람들로 가득찬 경우도 볼 수 있었고, 비싼 홍콩의 건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시내 곳곳에 점집이 있는 것을 보고는 우선 그 규모에 놀랐고 그만한 수요가 있음에 다시 한번 더 놀랬던 기억이 있다.
점치는 종류도 다양하여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육효점은 물론 타로점, 거북이 등껍질에 음각을 파서 나타나는 글자를 맞추는 거북점, 오래된 동전을 이용한 동전점, 사람의 얼굴을 본 후 운명을 예견하는 관상, 태어난 날짜와 시간을 이용한 자미두수, 대나무 껍질을 이용한 죽점, 좌판 위에 장난감 같은 기구를 여러 개 올려놓고 그 중 하나를 뽑으면 일년 운세가 나오는 방식 등 참으로 그 종류도 다양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육효점 정도는 일반인은 물론 어린 학생들도 능숙하게 다루는 경우가 많다 보니 엄마가 자녀들에게 이번 달, 이번 주 신수는 그다지 좋지 못하니 조심하라는 말을 편안하게 할 정도로 생활속에서 자연스레 스며 있다는 것 이였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며 일부 해당되는 상황일 수 있겠으나 최소한 우리의 경우처럼 쉬쉬하는 문화는 아니라 할 수 있겠다.
작고한 중화권의 유명한 역술인 백용왕(白龍王)의 경우 홍콩의 대부호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이 생기는 경우 이 분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하고, 양조위(梁朝偉)는 물론 서기(舒淇), 여문락(余文樂) 같은 톱스타들도 공개적으로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백용왕(白龍王)은 주로 관상과 주역, 풍수 및 몇몇 점술로써 상담했었는데 중국인들이 가장 흥미 있어하는 소재인 재물에 대해 특히 잘 보았다고 하는데 크게 히트한 '무간도'라는 영화 제목도 이분이 작명해 준 것이라 한다.
이러한 연유로 인해서인지 실제로 홍콩은 부자들이 매우 많다. 겉으로는 초라하게 보이지만 실은 많은 상가를 소유한 부동산 부자들도 많고 많은 현금을 굴리면서 동아시아를 쥐었다 펴는 사람도 많다.
필자는 역술인지라 역술인의 시각으로 볼 때 홍콩은 연구해 볼만한 좋은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상담자의 재산증식에 있어 역술인의 역활이 적지 않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의 인생 총운을 보니 이 사람은 재물은 고사하고 수명까지 짧은 것으로 보인다면 그 사람에게 재물과 관련된 조언은 무의미 할 것이다.
게다가 만사 재물이 우선시 된다면 패악은 더더욱 늘어날 것이고 그로 인해 복을 불러다 주기는커녕 오히려 만사 마가 끼여 막힘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역술인도 상담자도 모두 하늘이 준 범주 내에서 부정함이 없이 복을 취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이니 성심을 다해 조언을 한다 해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 여러 채의 집과 땅을 가진 부동산 부자가 있었는데 과연 자신이 가진 재산이 앞으로 어느 정도 가치가 늘게 될 것인지 물어왔다.
그 분은 아파트를 여러 채 보유하고 있었는데 아파트의 경우 비록 같은 동이라고 할지라도 층, 호수에 따라 각각 다른 운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같은 동 101호와 102호의 경우 같은 평형에 같은 구조라 할지라도 그 운이 각각 달라서 한 집은 호가는 오르더라도 막상 매매는 잘 안 되는 경우가 생기나 나머지 한 집은 평소 호가가 좋지 않았지만 갑자기 좋은 조건으로 매매가 잘 된 경우도 나타난다.
그 분의 집 역시 그러했는데 여러 채의 집 중에서 재산적으로 크게 도움이 될 만한 집은 단 1채에 불과했다. 따라서, 필자는 1채 외에는 재산적으로 크게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손실만 생기거나 피곤한 일만 생길 것이니 적당한 때에 처분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자 상담자는 몹시 실망한 눈치였는데 결국 그 분은 필자의 의견을 따르지 않고 그대로 보유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중에 필자의 의견대로 현실에서 그 상황이 그대로 나타났고 그 분은 재산상의 손실은 물론 정신적 고통도 매우 컸었다고 말해왔다.
위 경우, 비록 상담을 받기는 했으나 10명 중 1명 만이 필자의 의견에 공감하여 그대로 실행하고 나머지는 본인의 의지대로 행하는 편이다.
이는, 그 사람의 근본 운의 흐름을 따라가기에 그러한데 특정 시기에 손실의 운이 오는 것을 보았다면 어떤 형태로건 그 운 자체는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하다. 따라서, 단순히 재산증식을 위해서만 역술인에게 상담 받는 것이 아니라 나의 근본적인 운을 아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모든 운은 타고 난다.
역술인 부경(赴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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