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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0월 15일] 일본 아베 정권과 동아시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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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0월 15일] 일본 아베 정권과 동아시아의 미래

입력
2013.10.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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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조선은 결국 일본 식민교육의 노예로 전락했다.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아베 노부유키(阿部信行)는 제10대 마지막 조선총독부 총독을 지냈다. 아베 노부유키는 조선인에 대한 대규모 탄압과 검거를 자행했다. 그는 1945년 9월 8일 서울에 진주한 미군사령관 하지 중장에게 정식으로 항복문서에 조인했다. 그리고 며칠 후인 9월 12일 조선을 떠나면서 이와 같은 연설문을 발표했다.

아베 노부유키는 후에 전범혐의로 체포되었으나 무죄로 풀려났다. 그는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얼마 후인 9월 7일 사망했다. 그가 죽기직전 한국에 대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조선은 독립했지만 남과 북으로 분단되었고, 이념대결 끝에 골육상쟁의 전쟁으로 수많은 희생이 발생했다. 더구나 아직도 남북 간은 첨예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아베 노부유키는 이렇게 예언했다. "일본은 졌다. 그러나 조선이 승리한 것은 아니다. 우리 일본은 조선 국민에게 총과 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사관을 심어 놓았다. 결국 조선인들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우리는 지금 아베 노부유키의 '저주 섞인 예언'대로 역사와 이념문제로 심각한 국민적 갈등을 겪고 있다.

'병 속에 든 괴물.' 일본을 지칭하는 표현 중의 하나다. 일본은 과거 20세기 초중반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을 침략했다. 급기야는 1941년 미국을 공습함으로써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다. '전쟁 괴물' 일본은 끝내 미국에 패망하여 병 속에 갇히게 되었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일본을 병 속에 든 괴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아베 노부유키의 후예인 강경 극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지난 해 12월 태동했다. 아베 정권은 '병 속에 든 괴물'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그런 증거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부정은 물론 독도 등 주변국들에 대한 노골적인 영토야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베 정권은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한반도 등 어디든 군대를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자위대를 군대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강한 일본'을 내세운 아베 정권이 '괴물'이 되어 병 밖으로 나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동아시아는 또 다시 전쟁위기의 격랑에 빠져들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동아시아의 평화미래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는 남북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조기에 작동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남북 분열과 갈등이 있게 되면 일본에 강력히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한국 중심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의 틀을 본격 가동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동의를 받아냈다. 더구나 이번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도 지지를 얻어냈다. 한국은 조속히 북핵문제와 일본의 동아시아 위협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다자 평화협력기구를 구체화해야 한다.

끝으로 정치권은 정쟁대결을 지양하고, 시민사회는 국민 대통합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또 다시 국가적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정치권이 먼저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런데도 당리당략에 따라 소모적, 분열적 논쟁에 빠져 있다. 국민들도 이념논쟁에 빠져 심각한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아시아는 불행하게도 19세기말 역학구도가 재현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 아베 정권은 국민적 지지라는 막강한 파워를 갖고 이젠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 일본'의 깃발을 다시 나부끼려 하고 있다. 아베 노부유키의 '망령적 예언'처럼 그가 다시 돌아오는 느낌이다.

우리는 하루 빨리 국민 대통합을 통해 국가 에너지를 총력화해야 한다. 이 힘으로 경제 도약과 통일 기반을 조성하고 더 큰 대한민국의 미래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병 속에 든 일본이 괴물이 되어 나오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한반도의 통일과 동북아의 미래를 위해 보다 강력한 '평화의 힘'을 키워야 할 때다. 내일이면 늦는다.

장영권 국가미래전략원 대표 ㆍ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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