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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지난해 넉달간 방공망에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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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지난해 넉달간 방공망에 구멍

입력
2013.10.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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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공군 패트리엇(PAC-2) 부대의 한 포대가 고장 난 레이더 부품을 구하지 못해 지난해 4개월간 가동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종부품 목록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 장비의 운용ㆍ정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14일 공군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백군기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1월 이후 PAC-2 포대 고장 내역 및 수리결과'에 따르면 수신한 주파수를 변환하는 레이더 부품인 국부발진기 고장으로 지난해 3월 8일부터 7월 17일까지 132일 동안 군의 8개 방공포대 중 한 곳의 PAC-2 6기가 가동을 멈췄다. 군이 운영하는 PAC-2 48기 중 12% 전력이다. 유사시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서울과 수도권 지역 핵심시설을 보호하는 방어망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국내 방공포대는 PAC-2 6기가 1개 포대로 운용되고, 각 포대는 레이더 1대씩 갖추고 있다. 레이더가 고장 나면 한반도로 날아오는 미사일 등 표적을 포착할 수 없어 해당 포대의 PAC-2는 요격무기로서 기능을 잃게 된다. 공군은 국내에서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제조국인 미국에서 국부발진기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심각한 것은 이것이 일회적인 사고가 아니라는 데 있다. 지난해 7, 9, 12월과 올해 1월에도 레이더 부품 고장으로 22~31일간 작전을 수행하지 못한 포대가 4곳이나 됐다.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기에 사용된 소모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도입한 PAC-2는 1990년대 중반에 개발된 무기라 지속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단종됐거나 단종이 임박한 부품이 사용된 무기 목록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외도입 무기는 제조사에서 일정기간 부속을 공급한 후 (해외의) 부품업체가 개별적으로 부품을 생산ㆍ납품하기 때문에 단종여부를 식별하기가 어렵다"며 "국내 무기 역시 영세업체의 도산 등으로 사전예측이 곤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국방부는 부품 단종에 대비하고자 1964년부터 기술정보 공유 데이터베이스 '가이뎁(GIDEP)'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참여한 265개 정부 부처와 1,636개 업체는 매주 단종 부품 목록을 최신화해, 무기 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돕는다.

백 의원은 "무기가 고장 난 후에야 부랴부랴 부품을 찾다 보니 4개월간 국내 방공망에 구멍이 뚫리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사전에 단종부품을 관리하지 않으면 무기 가동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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