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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동 석유의 큰 손으로 걸프만 주도 미국과 새판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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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동 석유의 큰 손으로 걸프만 주도 미국과 새판짜기

입력
2013.10.1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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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지역 주요 산유국의 3분기 원유 생산량이 예상을 깨고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이 중동 원유 수입을 늘리면서 중국과 미국의 새로운 긴장관계가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에 변화 기류가 감지되면서 에너지 패권을 둘러싼 각국의 관계 재설정, 그로 인한 국가간 수 싸움도 그 만큼 복잡해지고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석유 수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걸프 지역 4대 산유국의 3분기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640만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500억달러다. 생산량이 가장 많은 사우디는 8월의 하루 1,019만배럴로 연초 보다 10% 이상 증가했고 UAE는 9월 사상 최고 수준인 하루 평균 277만배럴을 생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보면 이들 4대 산유국의 9월 시장 점유율은 18% 선에 이른다. 이들 4개국은 이란,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중동과 아프리카의 다른 산유국들이 정치ㆍ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틈을 타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4개국은 특히 아시아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는데 중국은 원유 수입량의 4분의 1 가량을 이들 국가에서 들여온다. 파티 비롤 IE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셰일가스 혁명에도 불구하고 중동 지역은 여전히 세계 석유 산업의 중심지이며 앞으로도 당분간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 원유가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올해 들어 부쩍 중동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는 중국은 이 지역에서 군사적 주도권을 가진 미국에 갈수록 의존할 수밖에 없고 미국은 그 대가로 중국에 중동에 대한 외교적 협조를 적극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원 컨설팅업체 우드메킨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으로부터 수입한 원유량은 하루 370만배럴로 미국(350만 배럴)보다 많았다. 우드메킨지는 "이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OPEC 원유 최대 수입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중동 원유 수입을 늘려가고 있는 중국은 실제로 지난해 이후 미국과 회담에서 중동 지역의 안전 보장을 요구했고 미국은 시리아, 이란 등과 관련한 자국 외교정책에 협력하라고 중국을 압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기도 했다. 에너지 정책이 어떤 식으로든 중동에 대한 양국의 외교정책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각광 받는 셰일가스(오랜 세월 모래와 진흙이 단단하게 굳어진 지하 퇴적암층 안에 갇혀 있는 천연가스의 일종)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은 1998년 하루 2,800만㎥ 미만이었다가 2011년 1억4,100만㎥로 5배 넘게 늘었다. 셰일가스 최대 매장국 중국은 아직까지 채굴 기술 등이 미국에 뒤지지만 에너지기업 셸과 손잡고 30년 동안 자국 셰일가스를 공동 개발키로 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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