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개체수가 줄면서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낙지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고소득 갯벌 자원인 낙지 새끼의 육상수조 부화기술 개발은 높은 부화율과 경제성으로 어민들의 소득 증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전남해양수산과학원 국제갯벌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진도 해역에서 포획한 어미 낙지 암수 400여마리가 짝짓기와 산란, 부화 등을 거쳐 어린 낙지를 생산 중이다.
낙지는 짝깃기 2개월 후 산란과 3개월 간 부화를 거치는 데 조만간 어린 낙지 1만여마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들 어린 낙지는 11월 말까지 낙지목장으로 조성 중인 신안군 장산면 해역과 무안군 탄도만 해역, 진도군 초사리 해역 등 서남해안 일대에 방류된다.
특히 낙지는 한 곳에 함께 있을 때 서로를 공격하는 '공식현상'이 심한 만큼 번거롭기 하지만 부하하자마자 3일 안에 각 지역에 방류할 방침이다.
이번 육상 종묘 성공의 주역은 전남 국제갯벌연구소 김혜선 연구사팀이다.
김 박사팀은 그동안 짝짓기에 성공한 암컷 낙지 180여마리가 육상수조에서 부화할 수 있도록 5개월간 휴일과 명절도 반납한 채 연구에 몰입했다. 여기에 연구센터 배양동에 2억원을 들여 바닷물 냉각시설과 자동공급 시설, 순환·여과장치 등 대대적인 종묘생산 시스템을 갖춘 것도 이번 기술개발에 토대가 됐다.
전남도는 육상수조에서 낙지 종묘 대량 생산 기술을 확보함에 따라 내년부터 연중 10만리 이상의 낙지 종묘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도는 연차적으로 2016년까지 12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낙지 종묘 대량 생산 기술 소식이 반가운 것은 해마다 낙지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
전남지역 연간 낙지 어획량은 지난 2008년 5,477톤을 정점으로 매년 급감하면서 2012년 3,619톤을 기록했다. 올해는 전남 서남해안에서 예전보다 낙지가 절반 이상 감소해 산지에서 조차 낙지를 찾기 어렵고 1마리당 1만원을 넘어서는 등 가격이 치솟고 있다.
낙지어획량 감소는 연안갯벌 오염에다 무분별한 남획, 까다로운 번식습성, 주요 먹이인 칠게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는 지난 5, 6월 고수온이 지속돼 산란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낙지가 거의 생산되지 않고 있다.
전남의 연간 낙지 소득은 903억원에 달하는 등 어민들의 주 소득원이다. 전국 낙지 어획량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전남도 정병재 해양수산국장은"그동안 육상수조에서 수정한 알을 바다에 방류하는 정도였으나 이번에는 새끼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연간 10만 마리 이상 종묘를 생산해 어족자원을 늘리는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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