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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악당상 받은 엄친아" 연기란 어떤 역할이건 진실을 전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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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악당상 받은 엄친아" 연기란 어떤 역할이건 진실을 전달하는 것"

입력
2013.10.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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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한국어 발음이 정확했다. 가벼운 질문에도 잔잔한 미소를 곁들이며 길게 답했다. 조용한 말투와 답변에서 지적인 내면이 느껴졌다. 올해 미국 MTV 무비어워드에서 최고의 악당상을 받은 배우답지 않았다. 지구를 위협하는 악당 로키('토르: 천둥의 신'과 '어벤져스')보다 신사적인 장교 니콜스('워호스')에 가까워 보였다. 국내 여성 팬들이 '히들이'라 부르며 열광하는 이유를 짐작하게 했다.

'토르: 다크 월드'의 개봉(30일)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영국배우 톰 히들스턴(32)을 서울 여의도동 한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에 와서야 '히들이'라는 특별한 애칭이 있다는 걸 알았다. 런던에 돌아가면 누이들이 나를 그렇게 부를 것"이라며 크게 웃었다. 할리우드의 새 별로 떠오르고 있는 히들스턴은 이튼스쿨과 케임브리지대, 왕립연극학교를 졸업한 전형적인 영국 엘리트다.

히들스턴은 '토르: 다크 월드'에서도 천둥의 신인 형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의 왕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로키를 연기했다. 지구 정복에 실패한 뒤 지하감옥에 갇혀있다가 토르에 의해 풀려나면서 다시 악의 기운을 뿜는 역할이다. 히들스턴은 "로키는 질투와 야망과 자존심과 교만이 뒤섞인 복잡다단한 인물"이라며 "악당이지만 고귀하고 매력적이라 매우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토르 역할로 오디션을 봤는데 제겐 로키가 제격이라 생각했다. 어둡고 위험한 인간 본성을 표현할 수 있어 연기하는 재미가 더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어떤 역할을 하든 연기는 진실을 전달하는 것이라 믿는다. 로키 안의 인간적 진실을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히들스턴은 영국 영화전문지 '토탈 필름'이 뽑은 올해 가장 섹시한 배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엄청난 아첨이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매우 유명한 배우는 아니라) 런던에서 종종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데 어제 인천공항에 한국 팬들이 많이 마중 나와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은 런던 지하철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이 신문으로 제 기사를 읽고 있는데 저를 못 알아보기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국영화에 대해 묻자 그의 입에선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감독의 이름이 이어졌다. 그는 "'밤과 낮'과 '괴물' '올드 보이'를 좋아한다. '설국열차'를 빨리 보고 싶다"는 말도 했다. "연기를 공부하던 때 '올드보이'를 봤는데 몇 주가 지나도 제 머리 속에서도 떠나지 않더군요. 그 뒤 한국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특히 최민식의 힘이 넘치는 연기는 제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한편 이날 히들스턴과 함께 한국을 찾은 영화 '아이언맨'시리즈 제작사인 미국 마블스튜디오의 케빈 파이기(사진ㆍ40) 대표는 "한국시장은 우리 회사에서 무척 중요하기에 '토르: 다크 월드'를 한국에서 세계 첫 개봉한다"고 밝혔다.

미국 만화의 명가 마블코믹스(1939년 설립)가 1993년 설립한 마블스튜디오는 마블코믹스 만화들을 스크린에 옮기며 할리우드의 미다스의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해 개봉한 '어벤져스'는 '아바타'와 '타이타닉'에 이어 역대 흥행 3위에 올랐다.

파이기 대표는 마블스튜디오의 성공비결을 "관객들이 영화 속 영웅들을 통해 느끼는 대리만족"에서 찾았다. 그는 "마블코믹스와 마블스튜디오는 아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아이언맨' 주인공 토니 스타크를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풍모가 만화책 스타크에 변화를 주는 등 서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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