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엎어 재우다 사망' 어린이집 억대 배상

영아 엎드려 재워 숨지게 한 어린이집, 유족에 1억2,500만원 배상 판결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조인호)는 생후 7개월 된 영아를 엎어 재워 숨지게 한 어린이집 원장을 상대로 유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유족에게 1억2,5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A군은 생후 7개월이던 2010년 12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엎드려 자던 중 호흡곤란으로 숨졌다. 당시 A군 부모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면서 오전과 오후에 우유를 먹이고 감기약도 먹여 달라고 부탁했으나, 어린이집 측은 A군이 우유를 잘 먹지 못하자 오전에만 약을 먹이고 오후에는 약을 먹이지 않았다. 또 A군이 잠에서 깨 울자 얼굴까지 이불로 싼 채 엎어 재운 후 2시간여 동안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어린이집에서 A군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A군을 재운 뒤 바로 옆에서 계속 돌봤거나 얼굴이 이불로 덮여 있지만 않았어도 사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A군이 당시 감기에 걸려 체력이 저하됐고 의학적으로 사인이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해 (어린이집의) 배상 책임은 5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