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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반도체 노동자 유산율, 다른 업종보다 58%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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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반도체 노동자 유산율, 다른 업종보다 58% 높아

입력
2013.10.1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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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는 30대 여성 노동자들이 다른 업종에서 일하는 여성들에 비해 최대 두배 가까이 자연유산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은수미(민주당) 의원과 시민건강증진연구소가 건강보험공단의 2008~2012년 20~30대 여성의 진료비 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는 30대 여성 노동자 중 자연유산 때문에 병원을 찾은 비율(유병률)은 0.36%로, 같은 연령대의 경제활동 여성(0.22%)보다 67%나 더 많이 치료를 받았다. 표본 분석의 오차를 감안할 때 반도체 여성 노동자의 유병률은 최소 43%, 최대 9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자연유산 발병률은 일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여성에 비해서는 58%, 은행업 종사 여성 보다는 3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여성도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할 경우 자연유산 유병률이 다른 경제활동 여성들보다 39%나 높게 나타나는 등 비교 대상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또 이들은 월경이 없거나 월경이 과다한 월경이상 증상도 타업종 여성들보다 더 많이 나타났다. 20대 반도체 사업장 종사 여성의 월경이상 유병률은 8.66%로 같은 연령대의 경제활동 여성보다 38%, 비경제활동 여성보다는 54%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은수미 의원과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1990년대 미국과 2000년대 대만에서 제기됐던 반도체 산업의 생식독성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도 최초로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자와 난자 수정 3개월 전 화학물질에 노출된 작업장에서 일했던 남성의 자녀가 선천성 기형으로 사망할 위험이 3배 높았고, 수정 전후 화학물질 노출 작업장에서 일한 여성의 자녀에게 백혈병 등 암 발생 위험이 다른 여성에 비해 2~3배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반도체 사업장에서 월경, 불임, 자연유산, 기형아 출산 등이 많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제기돼 미국과 대만은 에틸렌 글리콜 에테르 등 생식독성이 있는 화학물질을 찾아내 사용을 금지시켰다.

은수미 의원은 "유산의 원인으로 장시간 노동, 야간근무가 지목되기도 하지만 장시간 노동을 하는 은행업 종사 여성보다도 반도체 사업장 여성들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보아 생식독성이 있는 화학물질을 다룬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고용노동부는 생식독성 물질의 실태를 조사해 금지시키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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