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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투자절벽, 틈새시장에 길 있다

입력
2013.10.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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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보수 시장, SOC 70, 80년대 집중 건설… 안전·성능개선 수요 폭증할 것생활밀착형 시장, 학교·요양원 공급 절대 부족… 삶의 질 관련 성장 잠재력 높아방재시설 시장, 구미 불산 누출 사고 등 안전사고 늘며 관심도 높아져

지난달 26일 정부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보다 4.1% 줄인다고 발표했을 때, 건설업계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당초 박근혜 정부의 공약가계부에 있던 SOC 예산 감축폭(12.3%)보다는 작아 업계의 일거리를 챙겨준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SOC 투자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제껏 SOC 투자가 과다했다는 정부 판단도 변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가 확정한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24조3,000억원이던 SOC 예산은 2017년엔 19조2,000억원으로 줄어든다. SOC 예산이 20조원 아래로 떨어지는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더구나 내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SOC 예산 11조6,000억원을 줄이겠다고 밝힌 공약가계부의 내용을 감안하면 SOC 예산은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상황도 악화해 전체 SOC 투자의 약 20% 수준인 지자체 사업도 계획대로 추진될지 장담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가 'SOC투자 절벽'에서 살아남으려면 ▦SOC 유지∙보수 ▦생활밀착형 SOC ▦방재설비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앞으로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사업은 추진이 어려운 반면, 시설 정비나 복지시설 건립 수요는 크게 늘어서다.

기존 시설을 유지∙보수하는 시장은 국내 SOC 투자가 활발했던 만큼 성장 가능성도 높다. 국내 SOC 시설은 경제개발계획이 진행 중이던 1970, 80년대 집중적으로 건설됐는데, 30~40년이 지나면서 보수와 성능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2년이면 한국시설안전공단이 관리하는 다리의 13%가 지은 지 30년이 넘어간다.

반면 우리나라의 유지보수 투자는 선진국보다 크게 낮은 편이다. 2007년 기준 우리나라 신규투자대비 유지관리투자 수준은 약 8%로 일본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영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자료가 없을 정도로 주목 받지 못한 시장"이라며 "안전보장∙성능개량 등 유지보수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학교, 요양원 등 생활밀착형SOC 시장은 국민이 보다 높은 삶의 질을 원하는 만큼 성장잠재력이 크다. 현재 공급도 부족한 실정이다. 건산연에 따르면 지은 지 30년이 넘은 노후 초∙중∙고교는 2010년 기준 전체 학교의 42.2%(4,815개)에 달했고, 노인복지시설 입소 정원은 2011년 말 기준 15만명에 불과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26년이면 20.8%에 이르는 걸 감안하면 관련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 구미 불산 누출 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방재시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박용석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업체가 지자체에 노후 교량, 학교 보수를 민자사업으로 제안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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