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효성그룹 조석래(78)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비자금 운용 내역을 보고받은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조 회장의 재산관리인 고모(54) 상무의 이동식저장장치(USB)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비자금 관리 내역 문건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고 상무는 조 회장과 세 아들 현준(45)·현문(44)·현상(42)씨, 이상운(61) 부회장 등과 함께 출국금지된 상태다.
해당 USB는 앞서 국세청이 세무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것으로, 그룹이 해외사업 부실을 덮기 위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혹 등을 뒷받침 하는 문건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문서 중 일부는 해당 내용을 회장에게 보고하는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그룹은 1997년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감추기 위해 10여 년 간 1조원대 분식회계를 해 법인세 수천억원을 탈루한 의혹을 받고 있다. 차명주식 등 1,000억원이 넘는 차명재산을 운용하며 양도세를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해외법인 명의로 거액을 빌려 해외 페이퍼컴퍼니에 빌려 준 뒤 회수불능 채권으로 처리해 부실을 털고 이 돈을 국내 주식거래에 쓴 의혹, 효성캐피탈을 오너일가의 사금고처럼 이용해 차명 대출을 받은 의혹 등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고 상무를 우선 소환해 문서 작성 경위와 회장에게 실제 해당 사실을 보고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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