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우정공사(USPS)가 동성애자 인권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하비 밀크(1930∼1978ㆍ사진) 전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을 기념하는 우표를 만들기로 했다. 기념우표는 내년 중 나올 예정이며 구체적 도안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밀크 전 의원은 '커밍아웃'한 동성애 남성으로 미국에서 선출직 공직자가 된 첫 사례로 유명하다. 그는 1977년 당선돼 이듬해 초 취임한 후 동성애자 인권 조례를 통과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으나 취임 11개월 만에 전직 동료 시의원에게 암살돼 전세계에 충격을 줬다.
미국 동성애자 운동단체들은 밀크 전 의원의 정치·사회·역사적 업적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달라는 의미로 수년 전부터 USPS에 기념우표 발행을 청원해 왔다. 밀크 전 의원의 조카이며 '하비 밀크 재단'총재인 스튜어트 밀크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우표 발행)를 계기로 '희망, 용기, 그리고 진정성'이라는 숙부의 메시지가 매우 잘 전해지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USPS는 주목할만한 역사적 사건, 문화재, 문화예술인, 운동선수 등 매년 20개 내외의 주제를 정해 기념우표를 발행하는데, 현대 정치인을 주제로 선택하는 경우는 아이젠하워, 케네디, 포드, 레이건 등 전직 대통령 외에는 매우 드물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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