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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 듯 낯설었던 작년 여름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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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 듯 낯설었던 작년 여름 담았죠"

입력
2013.10.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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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립. '나를 세우다(我立)'는 뜻도 그럴 듯하지만, 모음과 자음이 교차하며 내는 소리가 무척 음악적이다. 인디 밴드 스웨터 출신의 이아립(39)이 영주라는 본명 대신 예명을 쓰는 이유일 게다. 그의 음악은 깊은 밤의 미풍을 따라 가볍게 흔들리는 듯하다. 공간 여행이기도 하고 시간 여행이기도 하다. 그래서 3년여 만에 내놓은 정규 4집 앨범 제목도 '이 밤, 우리들의 긴 여행이 시작되었네'다.

이 앨범은 요란하게 떠들어대도 괜찮을 만큼 훌륭하다. 설익은 음악과 얄팍한 감성으로 포장한 음악 속에서 그의 노래와 연주는 조용히 반짝거린다. 늦은 밤 속내를 털어놓는 친구의 목소리처럼 그의 노래는 나지막하고, 피아노 아코디언 콘트라베이스 멜로디언 등과 어우러지는 어쿠스틱 기타의 울림은 작지만 풍성하다.

최근 서울 소공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쓴 '뒷일을 부탁해'의 심상이 앨범의 시작"이라고 했다. '모래알처럼 빠져나간 그때 그 시절의 꿈'을 떠올리며 '만약에 다시 시작한다면 / 어떤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해'라고 노래하는 곡이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지난해 여름 예전의 내가 사라지고 다시 태어난 듯 모든 게 어리둥절하고 새롭고 낯설었던" 그가 새로운 삶의 막을 올리면서 만든 10곡을 모았다. 노래와 기타 등 기초적인 녹음은 모두 집에서 했다. 대부분 혼자 노래하고 연주했던 이전 앨범과 달리 다른 연주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아립은 앨범 기획ㆍ제작ㆍ홍보ㆍ유통을 혼자 해결한다. 일반 온ㆍ오프라인 매장에서 그의 앨범을 구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매장에서 독점 판매하는 자체가 홍보가 될 수 있어요. 음반은 생각보다 잘 팔려요. 1,000장 이상 찍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열두폭병풍이 그가 만든 레이블 이름인데 넓게 보면 음악작업을 통칭한다. 이호석과 듀오 하와이로 발표한 앨범 '티켓 두 장 주세요'까지 포함하면 이번 앨범은 전체 병풍의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그는 "병풍 한 폭이 음악 대신 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서울 홍익대 인근 카페 '제너럴닥터'(17일), 벨로주(11월 3일)에서 단독 콘서트를 한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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