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당시 수백 명의 유대인과 이탈리아인을 학살한 나치 전범 에리히 프리프케(사진)가 자신의 범행에 대한 사과를 끝내 거부하다 이탈리아에서 100세 나이로 11일 숨졌다고 미국 CNN방송과 AFP통신이 12일 전했다.
나치 무장친위대 대위 출신으로 '아르데아티네 동굴의 백정'으로 불리는 프리프케는 1944년 3월24일 로마 외곽의 아르데아티네 동굴에서 레지스탕스의 나치친위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탈리아 레지스탕스 대원, 유대인, 어린이 등 335명을 학살했다.
그는 2차 대전이 끝난 뒤 아르헨티나 남부의 관광명소 바릴로체로 도주해 40년 이상 호텔지배인으로 지역 유지 행세를 하며 살다가 1995년 이탈리아로 송환돼 1998년 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프리프케는 판결 이후 고령과 건강문제로 수감되지 않고 자기 변호사의 로마 자택에 갇히는 형태로 형을 살았다. 그는 생전에 한 번도 범행을 사과하지 않은 채 "상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며 변명만 되풀이했다.
프리프케는 죽은 뒤 아르헨티나의 부인 묘 옆에 묻히고 싶어했지만, 아르헨티나 외무부는 "인류의 품위에 대한 모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명백히 했다.
장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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