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ㆍLA 다저스)의 어깨에 다저스의 운명이 달렸다. 기적의 2013시즌을 보낸 다저스에게 진짜 필요한 기적은 이제부터다.
류현진이 15일(이하 한국시간) 벼랑 끝에 몰린 팀의 3선발로 메이저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에 나선다. 다저스는 13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1차전 2-3 패배에 이어 이틀 연속 타선 불발로 인한 1점차 석패였다. 무엇보다 잭 그레인키와 클레이튼 커쇼의 '원투 펀치'를 내세우고 당한 충격의 2연패다.
이제 다저스의 희비는 류현진에 의해 엇갈리게 됐다. 류현진에겐 데뷔 후 최악의 중압감이 억누를 수밖에 없는 경기다. 게다가 3차전 세인트루이스 선발은 올 시즌 내셔널리그 다승왕(19승)을 차지한 애덤 웨인라이트(32)다. 디비전시리즈에서도 류현진은 최악의 투구를 했던 반면 애덤라이트는 2승에 평균자책점 1.13으로 세인트루이스의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수세에 몰린 다저스가 시리즈를 뒤집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확률은 희박하다. 챔피언십시리즈가 7전4선승제로 치러진 1985년 이후 27년간 내셔널리그에서 먼저 2패를 당한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1985년 딱 한 번 있었다. 3.7%의 확률이다. 흥미로운 건 당시 대진도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였다. 다저스가 먼저 2승을 거뒀지만 내리 4연패를 당해 유일한 역전 사례를 헌납했다. 만약 올해 뒤집기 승부를 펼친다면 28년 만에 설욕하는 셈이다. 확률이나 분위기로는 힘들어 보이지만 올해 '미러클'의 주인공 다저스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타선만 살아나면 해볼 만하다. 게다가 갈비뼈 부상으로 2차전에 결장했던 간판타자 헨리 라미레스가 3차전부터 정상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예방 주사'를 맞은 류현진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현진은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전에 한 번 등판했는데 지난 8월9일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 7이닝 5안타 7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던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한편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는 디트로이트가 적지에서 보스턴을 단 1안타로 묶은 채 1-0으로 첫판을 잡았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디트로이트의 선발 아니발 산체스는 6이닝 동안 볼넷 6개를 허용했지만 삼진 12개를 솎아내며 무안타로 보스턴 타선을 틀어 막았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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