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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득점·태권축구… 자신감 하나는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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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득점·태권축구… 자신감 하나는 건졌다

입력
2013.10.1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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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삼바 군단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58위)은 1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8위)과의 경기에서 전반 44분 네이마르 다실바 (21ㆍ바르셀로나)에게 결승골을 내준 뒤 후반 4분 오스카 도스 산토스(22ㆍ첼시)에게 추가골을 헌납해 0-2로 졌다. 네이마르는 전반 44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 왼쪽 골문 구석을 갈랐다. 후반 4분엔 호세 파울리뉴(25ㆍ토트넘)의 침투 패스를 받은 오스카가 단독 드리블, 골키퍼까지 제치고 추가골을 터트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태권축구'를 연상케 할 정도로 상대를 괴롭혔으나 눈에 띄는 실력차는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는 졌지만 흥행은 신기록을 세웠다.

총 6만6,000여석 규모의 경기장에는 6만5,308명의 팬들이 몰려 역대 A매치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02년 6월 한일월드컵 독일과 준결승전에서 기록한 6만5,256명이다.

자신감 얻은 태극 전사

브라질은 네이마르, 다니 알베스(바르셀로나), 다비드 루이스(첼시)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선발 출전, 베스트 전력으로 나섰다. 한국도 최전방 지동원(선덜랜드)을 비롯해 2선에 김보경(카디프시티),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이청용(볼튼) 등 해외파가 총 출동, 정면 대결을 펼쳤다.

한국은 0-2로 패했지만 내년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강 팀을 상대로 어떤 전술을 펼쳐야 하는지를 몸소 배울 수 있었다. 후반 막판 20분 동안에는 거센 공세를 퍼부으며 브라질 골문을 위협했다. 이청용은 경기 후 "수비가 100%는 아니었지만 선수들이 서로 도우면서 준비하면 본선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권(광저우)도 "선수들이 내년 본선에서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비 집중력 부족, 원 톱 공격수 부재

'홍명보호'가 풀어야 할 과제가 확실하게 드러났다는 점도 브라질과의 경기를 통해 얻은 소득 중 하나다. 강한 압박은 합격 점이었지만 실점 장면에서 보인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은 개선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상대적으로 역습 상황에서 공격 가담 숫자가 모자라 눈에 띄는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지동원이 맡았던 최전방 공격수의 존재감이 여전히 미약했다는 점은 홍 감독을 더욱 고민에 빠지게 했다. 한국은 90분 동안 유효 슈팅을 단 1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홍 감독은 "두 골을 내준 것과 득점하지 못한 것이 모두 아쉽다"며 "아직 어린 선수들이라 이런 경험을 통해 앞으로 배워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중원 조합의 가능성 확인

최정예 멤버로 나선 브라질을 상대로 중원에서 강한 압박으로 공세를 차단한 점은 이날 경기 최고의 수확으로 꼽힌다. 기성용과 함께 호흡을 맞춘 한국영(쇼난)은 인상적인 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명주(포항)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한국영은 '진공청소기' 김남일(인천)을 떠올리게 할 만큼 강하고 '거친' 수비로 상대의 예봉을 차단했다. SNS 파문을 딛고 첫 선발 출전한 기성용은 허리 라인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홍 감독은 "축구는 아무리 약한 팀과 해도 90분 내내 완벽할 수 없다"면서 "압박, 맨투맨 능력 등에서는 준비한 것에 대해 충분히 잘했다"고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통해 전력을 가다듬은 홍명보호는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말리(38위)와 경기를 갖는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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